FIFA회장 싸고 암투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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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3년 동안 세계축구계를 지배해 온 영국 중심의 국제축구연맹(FIFA)에 반발, 새로 회장에 나서겠다는 인물이 회장선출을 5개월이나 앞두고 벌써부터 사전운동을 벌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의 FIFA회장은 69년의「멕시코·월드·컵」서울예선에 우리나라에도 왔었던 영국인「스탠리·라우스」경.
그는 개인적으로 공평 무사하다는 평을 듣고있어 l961년 제6회장에 취임한 이래 13년 동안 장수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형편.
하지만 영국출신인 만큼 너무 보수적이고 모든 결정이 영국 또는「유럽」일변도라 해서 남미·「아시아」·「아프리카」등의 회원국으로부터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반발하여 나선 이는「브라질」출신의 현역 변호사인「아벨란제」씨(57).
그는 영국계가 독주하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는 남미세력을 업고 그밖에「아시아」·「아프리카」등 FIFA의 소외국 등에 추파를 던지면서 현재 한창 사전 공작을 벌이고 있다.
국제「스포츠」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직위라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멤버」. 하지만 FIFA회장 정도면 그 회원국 수가 세계최대규모라는 1백40개국이어서 이만저만한 명예직이 아니다.
이 때문에 4년마다 열리는 세계「월드·컵」축구대회와 즈음해서 함께 열리는FIFA총회서는 회장 및 그밖에 임원선출을 둘러싸고 암투가 보통이 아니다.
그래서 이 회장선출은「월드·컵」의 다음개최지 선정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결정사항이 된다.
올해의 FIFA총회는 6월 서독의「뮌헨·월드·컵」대회기간 중에. 열리는데 화제의「아벨란제」씨는 이례적으로 50여종이나 되는 자신의 명예직을 나열한 소개문과 FIFA를 개혁하겠다는 공약문을 돌리고 때에 따라서는 각 회원국을 순방하리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축구협회에도 보내온 그의 공약문을 보면 그 중요한 첫째가「월드·컵」이 본 대회 진출「팀」을 현재의 16개국에서 다음 대회는 20개국, 그 다음 대회는 24개국으로 늘려 축구 수준이 낮은 나라에도 참여의 기회를 넓히겠다는 것. 그리고「유럽」중심의 현 체제를 지양하고 축구의 후진국에 갖가지 혜택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사전운동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는지는 몰라도「스탠리·라우스」회장의 현 FIFA에 대해서는 같은「유럽」의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이 반발을 느끼고 있어 이번의 회장싸움은 어느 때 보다도 기념품·금전·「파티」등의 풍요 속에 치열할 것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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