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많은 중학 한문 교육|충남 교육연서 실태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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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고교에서 한문 교육을 다시 시작한지 1년 반이 경과함에 따라 그간의 교육 성과에 문제성이 제기되고 있다.
충청남도 교육 연구원은 최근 간행한 『교육 충남』지 제1백10호에서 「중학교 한문 교육 실태 조사 연구」를 발표, 72년9월부터 부활된 중학교 한문 교육에 따른 문제들을 설문 조사를 통해 분석했다.

<담당 교사 재교육 시급>
73년6월말 교사 3백65명과 학생 2천2백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 결과 중학생의 반수 가까이가 자기 이름을 한자로 바르게 쓰지 못한다는 사실 등이 밝혀진 것이다.
이 조사는 자기 성명을 바르게 쓴 학생은 53·3%, 이름 글자 중 한자도 못 쓴 학생이 11·1%, 글자가 틀린 것이 35·7%로 결국 46·8%의 학생이 자기 이름을 한자로 바르게 쓰지 못한다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밖에 담당 교사·학부형·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①전공 교사=현재 한문과 자격증을 가진 교사가 「한문」을 맡기는 불가능하며 국어 교사가 맡아야 할 실정인데 이 경우가 66·1%에 불과하고. 한문 재교육 수강 교사가 65·8%만이 이 과목을 맡고 있어 한문 교육의 정상화가 어렵다.
②수업 운영=비 전공 교사가 전공 과목을 맡고 남는 시간에 한문시간을 나누어 맡는 경우가 많아 우려되며 자신 없는 수업을 한다고 고백한 5·7%의 교사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겠다.
③수업 시간=대부분의 학교가 한 주에 1시간씩 실시하는데 최소한 주 2시간은 확보해야 교육 진도가 가능하다.

<국민교서도 가르쳐야>
④교재=중학교에 와서 처음 한자를 대한 학생들에겐 교재의 양이나 수준이 높은 편이다. 중학교용 9백자를 좀더 계열화하는 교과서가 기대 된다.
⑤한문 교육 부활에 대한 반응=교사·부형은 모두 크게 찬성, 학생들도 대체로 필요를 느끼며 의욕과 흥미도 갖고 있으며 영어 보단 쉽다는 반응이다.
⑥한자 교육의 시기 및 기회=교사들은 한문 교육 보단 한자 교육에 찬성하며 한문 교육은 국민학교부터 해야한다는 편이 52·8%로 국민교 국어 시간에 기초 한자 교육이 효과적이란 반응이다. 중학교에서도 한문시간 뿐 아니라 국어 시간에도 지도하고 나아가 모든 교과 시간에 두루 가르치는 것이 좋다는 반응이다.
⑦한문 교사 확보책=대학 국문과에서 한문 과목을 필수로 이수시키자는 의견이 반수이며 대학에 한문 교육과를 두자는 의견과 현직 교원의 재교육으로 충당하자는 의견이 있다.

<다른 과목서 병용토록>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이 보고서는 한문 교육의 개선책을 위해 ⓛ주당 수업 시간 수를 최소한 2시간씩 확보하고 ②전공 교사를 속히 양성할 것 ③현 담당자들의 재교육을 실시할 것 ④한문시간 이외에도 다른 학과 시간에도 한자 교육을 겸행 할 것 ⑤교사를 위한 참고 도서 및 자료를 개발할 것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의 투쟁 속에서 엎치락뒤치락 정부의 어문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국어 교육 및 어문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정부의 결정도 아직 이뤄지지 못한 처지에서 한문 교육의 부활과 한문시간을 통한 기초 한자 교육의 실시가 가져온 문제들은 앞으로의 정책 결정 자료로서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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