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에 잇단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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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새해 초부터 강도·살인 등 사건이 잦다. 4일 밤에 있었던 부산 보성당 금은방 강도사건을 비롯해, 5일 새벽의 최정빈씨 집(서울마포) 의 살인강도, 서울 성동구 김영남씨 집 대낮 강도, 7일 새벽 청5약국·강도사건, 애인 엽총 살해사건 등이 잇닿고 있다. 특히 범인의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이며 단순히 용돈을 얻기 위해 이 같은 흉악한 범행을 서슴없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마저 내놓고 있다.
6일 하오11시15분쯤 서울 종로구 예지동269의27 바다극장 옆 청5약국(주인 손옥모·35)에 과도를 든 30세와 24세 가량의 청년 2명이 침입, 숙직 중이던 손씨의 동생 윤 모(24) 정 모(21)씨 등 2명을 위협하고 현금13만원과 약품 25만원 어치를 뺏어 달아났다.
숙직하던 윤 모씨에 따르면 이날 범인들은 잠겨진 덧문을 두드리며 『약1병만 달라』고 해 손씨가 문을 열어주자 들어와 「드링크」1병씩을 사먹은 다음 그중 1명이 갑자기 「카운터」를 뛰어넘어 길이 20㎝과도로 손씨 형제 목에 칼을 겨누며 위협했다는 것이다.
범인들은 『꼼짝 마라. 너희들은 따뜻한 난로 옆에서 잠자지 않느냐, 우리는 집도 절도 없다』면서 손씨 형제의 입을 약솜으로 틀어막고 미리 준비해온 빨간 빨랫줄로 손을 묶은 다음 이불을 덮어 씌워 침대 위에 앉히고 목재금고 속에 든 현금과 결핵 약 「리파핀」(l만7천원) 「마이엄·부틀」(5천5백원) 등 값이 비싼 약만 골라 바카스 통에 담았다는 것이다. 범인들은 밤새껏 지키고 앉았다가 통금이 해제된 새벽4시45분쯤「택시」를 잡아타고 청계천3가 방면으로 달아났다.
범인들은 달아나면서 손씨 형제를 조제실 옆 냉장고에 붕대로 묶어두었는데 가까스로 몸을 푼 윤 모씨가 새벽5시3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흰 장갑을 끼고 범행했으며 뱀행 후 약방 안에 대변을 보고 달아난 점 등으로 미루어 약방전문 털이 전과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범인 중 1명은 키1백67㎝에 얼굴이 넓은 편이며 신사복을 입고 다른 1명은 키1백70㎝에 얼굴은 둥글고 뚱뚱한 편이며 검은색 가죽 반「코트」를 입었는데 2명 모두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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