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은 민주주의 위기의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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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26일AP합동】「뉴요크·타임스」지는 26일 사설에서『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란 제목 하에 1974년에는 민주주의가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최대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며 이러한 민주주의의 위기는「워터게이트」파동에 휩쓸리고 있는 미국에서는 물론「칠레」「그리스」「터키」「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네덜란드」영국 등의 국가에서도 서서히 그 조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공신력이 침식되고 있는 많은 사례가「닉슨」행정부뿐 아니라 기타 미국의 공공기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고 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 국민들은 단순히「닉슨」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미국의 민주제도 자체가 지탱해 나 갈 수 있을까 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도에 대한 우려는 해외 특히「캐나다」및 서구에서도 표명되고 있으며 그곳의 정치지도자들은 자국의 자유가 미국의 제민주제도의 생기 있는 활동에 크게 달려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 이 신문은 그러나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미국의 제도뿐만이 아니라 거의 세계 모든 지역에서 대의민주주의의 뿌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1973년에 있은「칠레」「우루과이」의「쿠데타」는 남미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시련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1973년에 실시된 자유선거들은 혼란 되고 냉소적인 유권자로부터 명확한 통치 위임권을 얻어내는데 실패했다.
「스칸디나비아」의 3개 민주국가에서 선거가 불안정한 정국전망을 낳은 예를 보여주었다.
「네덜란드」에서는 불안정한 좌파연합이 총선 이후 1백64일간 계속된 정국의 위기를 종식시켰으며「터키」도 30개월간의 계엄상태를 끝내고 자유선거를 실시했으나 어느 다수당도 아직까지 정부를 형성치 못했다. 「그리스」에서도「파파도플로스」정권 축출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풀었으나 더욱 심한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서 기대는 좌절되고 말았다.
의회정치의 어머니라 불리는 영국에서도 민주주의 와해가 명백해 지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이 지난 11월 비상사태를 선포한 보수정권의 타도를 원하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는 더 많은 수의 국민들이 분열된 노동당에 집권의 기회를 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의민주주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하여 현재 많은 국가의 국민들이 회의를 가지고 있음이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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