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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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에너지」 절약으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전력을 아끼려는 나머지 전등 수를 줄이고 조명도를 약화시키는 일은 없는지. 밤이 긴 겨울동안 어두운 불빛 아래에서 장시간 일을 계속하거나 책을 보면 능률도 오르지 않고 눈도 피로하며 근시가 되기 쉽다. 필요 없는 곳에서 아끼고 필요한 곳에는 아낌없이 바르게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절약이다. 특히 독서욕이 왕성해지는 어린이에게 적절한 조명을 제공해 주는 것은 소위 학교 근시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용도와 장소에 따라 적당한 조명 방식과 조명도는 어떠한 것인가 살펴본다.
조명도는 우선 사용 목적에 따라 다르다. 섬세한 수예나 가는 선으로 된 설계도를 그릴 때, 또 현관이나 마루·침실의 밝기가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적절한 조명을 해야 시력을 보호할 수 있고 긴장을 완화시켜 안정도를 조절하며 작업 능률로 높일 수 있다. 특히 조명의 효과는 밝기뿐만 아니라 색깔의 느낌도 생각하여야 한다.
형광등보다는 백열전구가 더욱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해주므로 바람직하다.
조명의 기본 조건으로는 충분한 밝기, 모든 면을 고르게 비추고, 눈이 부시지 않고, 그늘이 안 생기며 불안한 색깔이 아니어야하지만 사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바르게 선택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선 조명 기구는 소제와 수리에 간편한 것이 바람직하다.
조명에 있어 본래의 목적인 밝기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광원이 무엇이며 광원의 밝기를 알려주는 광도와 그 단위, 빛을 받는 면의 밝기를 나타내는 조도와 그 단위에 대해 알아야 한다.
광원은 촛불이나 태양·전등처럼 빛을 내주는 원천을 말한다. 이 광원의 밝기를 나타내는 광도는「칸델라」라는 단위를 쓰는데 1948년까지 쓰던 단위 촉광과 거의 같다.
면의 밝기를 말해주는 조도는 이 「칸델라」의 광원에서 1m떨어진 면의 밝기가 곧 1「룩스」이다.
조도 「룩스」를 계산할 때는 거리와 광원의 광도와 빛을 받는 면의 각도 세가지를 고려해야한다. 물론 광원의 광도는 반사갓이 쐬어 있을 때는 30% (백열등) 내지 50% (형광등) 정도의 광도를 더해주어야 한다.
여기에서 더 밝혀야 하는 것은 전등이 1백W짜리 라는 것은 전력 소모가 1백W라는 의미이며 여기에서 나오는 광도는「코일」이 단선이냐 2중이냐에 따라서, 또 「코일」의 효율에 의해 달라지므로 공율의 단위인 W와 광도의 단위인 「칸델라」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1백V에 1백W짜리 단선「코일」전구의 광도는 약 1백19「칸델라」이므로 수직으로 1m떨어진 면의 조도는 1백19「룩스」가 되며 2m떨어진 면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약30「룩스」가 된다. 반대로 0·5m떨어진 면의 조도는 4배가되어 4백76 「룩스」가 되는 것이다.
독서에 적당한 5백 「룩스」의 조도를 얻기 위해서 전체의 조명을 모두 올리자면 많은 전등시설과 전력이 필요하므로 이때는 보조 전등을 따로 하여 책지면의 밝기가 5백 「룩스」정도 되도록 하는 부분조명이 좋다.
형광등과 백열등을 비교하면 형광등은 차가운 느낌을 주며 색의 구별이 힘들고 눈의 피로가 빨리 오는 반면에 조명이 균등하여 그늘이 적으며 전기의 소모가 적고 관의 수명이 길다.
백열등은 따뜻한 느낌을 주고 눈의 피로가 적으나 전력 소모가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부드러운 빛, 아늑한 분위기는 현대인이 갖는 「스트레스」나 피로를 풀어주고 교실·독서실·작업장 등에서 쓰면 눈의 피로가 적다.
요즈음 많은 작업장과 사무실에서 형광등을 쓰고 있는 것은 사람의 시력이나 작업 능률 보다 경제적인 면만을 생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처럼 부엌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산화탄소 때문에 형광등 갓이 쉽게 부식되어 부스러지므로 백열등을 쓰는 것이 좋다.
조명방식은 직접조명·간접조명·반간접조명의 세 가지 방법이 있으며 눈이 부신 직접조명보다는 간접조명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나 반사 때에 빛이 흡수되어 전기 소모가 더 드는 흠이 있다. 같은 사용 목적과 장소라 해도 나이가 많을수록 더 밝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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