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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인생」즐기는 신생국의 통치자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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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주섭일 특파원>지난 24일부터 3일간 「르·몽드」사장 「자크·포베」의 초청을 받아 「파리」를 방문한 「리비아」의 「가다피」는 이곳 부동산소개업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나 「아랍」국가들의 왕이나 통치자들이 「파리」를 너무나 좋아해 보통 별장이나 대형「아파트」를 사놓는 관례(?)가 있었기 때문에 「가다피」도 이미 석유재벌인지라 행여나 부동산을 극비리에 사지 않을까 하는데서 복덕방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던 것이다.
사실 「파리」교외나 또는 고급주택가의 노른자위는 대부분 그들 호화한 생활의 일부로 화해가는 느낌이고 그럼에도 「파리지엥」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비밀의 향락처로 통하고있다. 사실 「파리」란 도시는 봉급생활자들에는 외국인이나 「프랑스」인을 막론하고 생활비가 비싸 「지옥」과 같지만 돈 많은 귀족이나 왕족, 부패한 집권자들이 그들의 나라에서 살기가 권태로와 졌을 때 유행을 「쇼핑」하거나 기분 전환차 돈을 뿌리며 한때를 보내기에는 정말 멋있는 곳이다.
특히 「파리」시내에 「아파트」를 사거나 남불 해안에 별장을 사두기만 하면 부동산가격의 상승률이 무조건 높아 앉아서 돈을 버는 일석삼조격의 경제성마저 고려될 수 있는 까닭이다. 흔히들 어려서부터 화려한 궁전에서 국민들의 생활고를 보지 않고 자라난 왕족들이 사치성을 충족시키려면 「파리」는 안성맞춤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파리」의 부동산은 해마다 날개를 단 듯 오르기만 한다는 복덕방종업원들의 설명들이다.
「이란」의 「팔레비」왕은 「파리」19구의 「포슈」로에 최근 20개의 방을 갖고있는 화려한 「아파트」를 구입했다. 가격은 무려 8백만「프랑」(약8억원). 바로 이 「아파트」와 같은 건물에 「쿠웨이트」의 왕이 오래 전에 대형「아파트」를 사두고 수년에 한번쯤 「파리」에 나들이와 은밀한 향락을 누리고 갔는데 이 두 석유왕의 호사벽은 별로 예외적인 것이 아니다.
「모로코」의 「하산」2세는 왕실전용 「보잉」기 음모사건이 터지기 며칠전인 1972년7월 「파리」에 왔다가 「르와즈」에 있는 아담한「베르」성을 구입, 이 성 주변의 넓은 잔디밭을 「골프」장으로 만들었다. 「말라카시」국가원수 「P·티라나나」는 「파리」16구의 「라라엘」가와 교외의 두 곳에 대형「아파트」를 갖고있어 부동산재벌의 호칭이 무색치 않고 그의 후계자 「라마난초아」국가원수도 「파리」의 「마스에」로에 호화판저택을 사들였다고.
「아이버버코스트」의 「우페보와니」대통령도 「파리」의 부동산재벌이다. 그는 제2의「베르사유」궁이라 불리는 「말메종」의 「테라스」가에 별장식 저택과 「파리」의 「알베릭·마냐르」로에 호화판「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세네갈」의 「상고르」대통령은 「노르망디」에 별장과 「파리」17구의 「토크빌」로에 방5개 짜리 「아파트」를 사두고「프랑스」에 올 경우 번갈아 든다. 동양에서는 「노로덤·시아누크」공이 「크로스·드·카뉴」에 호화판별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알려졌고 「자이르」의 「모부트」대통령은 역시 「파리」16구의 「포슈」로에 별장형 「아파트」를 갖고있다. 또 「모나커」왕도 「포슈」로에 2층 저택을 갖고있는데 「카를린」공주는 「샤프롱」과 함께 현재 이곳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파리」대학에 재학 중.
「모나코」왕 이외에도 「유럽」에는 「스웨덴」 「카를·구스타프」왕이 「프랑스」에 별장을 사두고 있다. 그는 황태자 시절에 해마다 「바캉스」를 보냈던 「셍트·막심」의 아름다운 해안에 별장을 구입했으며 또 「덴마크」「헨리크」왕자도 「파리」의 학생가인 「셍미셜」이 대로에 집을 갖고 있으나 방 한개짜리 공부방이라 예외로 취급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의 「보카사」장군은 최근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파리」에 왔으나 실제로는 부동산을 구입해 두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으나 미확인. 이같이 「파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도피는 앞으로 상당히 더 계속될 것이며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파리」의 부동산소개업자들의 설명이니 돈이 남아도는 부호들은 「스위스」의 동산도피 보다는 「파리」의 부동산에 더욱 구미가 당길 듯-. 「가다피」는 그러나 아무 것도 사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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