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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로마」 사극|「런던」서 동시 상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브로드웨이」의 극장에서 「체호프」작 『「반야」아저씨』에 출연하고 있던 영국의 명우 「니콜·윌리엄슨」을 맞아 「런던」서부의 「웨스트엔드」가 무대에서 「셰익스피어」의 4개의 「로마」사극 『코리올라너스』와 『줄리어스·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및 『타이터스·안드로니커스』가 절찬리에 공연되고 있다. 「윌리엄슨」은 이로써 6년만에 「런던」의 무대에 다시 서게 되었는데 무대를 「로마」로 잡았던 「셰익스피어」의 4개의 「로마」사극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라는 이외에는 서로 관련성이 없었고 이 때문에 이 4개의 작품들이 한데 묶여서 공연된 일이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나 4개의 이 사극들은 「로마」제국의 영광의 성쇠를 대략 역사적 순서를 따라 기술하고 있다.
1972년 여름에 「트레버·넌」씨가 처음으로 이를 한데 묶어 「스트래트퍼돈」에 이번 시의 왕립 「셰익스피어」극단에서 공연한바 있고 올해에 그는 이를 「런던」시에서 재 공연하려 했던 것으로 이번에는 「코리올라너스」역에 「윌리엄슨」을 기용하여 멋지게 상연을 해보려고 한 것이다.
따라서 공연은 「윌리엄슨」이 미국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했고 그만큼 개막이 늦어지게 되었는데 막상 막을 올리고 보니 그만큼 늦어진 것도 그만한 보람이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윌리엄슨」의 연기는 매혹적이었다. 「코리올라너스」는 「셰익스피어」의 어렵고 까다로운 이 작품 속에서도 가장 다루기 어려운 역의 하나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로마」문명이 결정하기 시작하던 야만 시대이며 여기서 「코리올라너스」는 야성인으로 등장한다.
그는 전투의 명수이며 이를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높은 벼슬을 주겠다는 데도 평민들 앞에 허리를 굽히기를 거부할 정도로 오만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자 평민들은 마침내 그를 국외로 추방하고 그는 「로마」를 정복하기 위해 「로마」의 적들과 손을 잡는다.
이에 「로마」가 내세울 수 있는 방비책이란 맹수처럼 사납고 강철같은 의지를 가진 그의 어머니를 내세워 「로마」를 살려주라고 자기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게 하는 것뿐이었다. 「코리올라너스」는 어머니의 애원에 등을 돌리고 거부하나 자기 어머니가 다시 입을 열 때 「코리올라너스」로 분한 「윌리엄슨」의 얼굴 표정은 서서히 이그러지기 시작한다.
그의 용사다운 몸매가 허물어지며 그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비오듯 쏟아진다.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는 것이 자기의 죽음을 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목멘 목소리로 『어머니, 어머니, 어째서 이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읍니까』라고 울부짖으며 그의 칼을 내려놓고 「로마」시 침공을 중단할 때 비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로마」사극에서는 「코라올라너스」의 「로마」 초기 시대로부터 「줄리어스·시저」의 위대한 개선의 시기로 옮아가고 곧이어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러」』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로마」의 몰락과 퇴폐의 시대로 이어진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러」』에서는 「리처드·존슨」과 「재니트·수즈먼」이 「스트래트퍼돈」에 이번에서의 공연 때처럼 「나일」강변에서 벌어지는 두 연인의 세련되고 자극적인 역을 맡고 있다.
마지막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몸서리쳐지는 「타이터스·안드로니커스」의 피로 피를 씻는 타락을 보여주는 주인의 이름을 딴 『타이터스·안드로니커스』이다. 【런던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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