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청 세금 5백만원 도난|범인은 현직 세무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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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0월5일 동대문구청 세무 2과에서 일어난 세금 5백50만원 도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동대문 경찰서는 24일 전 동대문구청 세무 2과장 이경구씨 (42·현 서대문구청 세무 2과장)를 진범으로 검거,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절도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도난 수표 20장 가운데 16장과 현금 5백만원, 범행에 사용한 금고 열쇠 1개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는 사고 당일인 지난 10월5일 하오 10시30분쯤 열쇠 수리공 홍재호씨 (49·동대문구 창신동 402)로부터 3백원에 금고 열쇠를 만든 뒤 구청 수위실을 통해 자신이 근무했던 4층 세무 2과 사무실에 침입, 열쇠로 금고를 연 뒤 돈을 훔쳐 뒷문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이는 지난 9월3일 서대문구청 세무 2과장으로 전출했었다. 이는 지난 3월5일에도 법률 공부를 한다고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밤늦도록 사무실에 남았다가 금고 속의 현금 50만원을 훔친 것을 비롯, 그동안 이번 사건까지 4번에 걸쳐 6백20만원을 훔쳤다는 것이다.
이는 훔친 돈으로 용산 구청 여직원 이모씨 (42)에게 빚 63만원을 갚고 2백만원에 집을 산 뒤 나머지 돈은 빚을 갚고 답십리 모 다방 「마담」 김모 여인과 유흥비에 썼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고 발생 후 전 현직원 4백여명의 지문을 채취, 감정 끝에 이씨를 용의자로 단정, 추적 끝에 이씨가 지난 10월30일 세무 2과 직원 노종인씨 (27)에게 「알리바이」를 부탁한 점을 수상히 여겨 수사 끝에 진범으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5백여만원의 빚을 감당할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는 열쇠 수리공 홍씨로부터 전출 때 반납하지 않고 빼돌린 금고 열쇠를 보여주고 똑같은 모조 열쇠 1개를 더 만들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경구씨를 24일자로 파면하고 동대문구청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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