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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짓길 못 면한 전남도로|포장율 전국 최하위…겨우 6.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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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주=호남지방특별취재반 김경철·고정웅 기자】전남의 모습이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으나 도로사정만은 옛 모습 그대로 시골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도의 도로포장율은 전국에서 최하위 6.5%. 대부분의 국도와 지방도로 포장을 못한 채 험해 전남사람들은 이곳의 도로를「몸살 도로」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산물의 신속수송마저 늦고 주민들의 소득증대가 어려우며 관광왕래마저 곤란한 지경.

<지방도로는 1.5%포장>
도내도로연장은 국도 10개·지방도 62개에 총 연장 5천5㎞. 이 가운데 국도길이는 9백41.2㎞로 포장율은 22%, 지방도 1천6백1㎞로 포장율은 겨우 1.5%여서 총 포장도로율은 6.5%의 3백23㎞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경북·경기 등 타도의 포장율에 비해서도 2분의1 내지 3분의1밖에 안 되는 전국 최하위 포장율을 기록하고 있다.(별표 참조) 특히 지방도로 포장율은 불과 1.5%로 육로수송이 주가 아닌 제주도 3.2%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포장도로 또한 새로 난 호남·남해고속도를 제외하고 광주∼목포간만 전 구간포장일 뿐 영산포∼영암, 하동∼남원, 순천∼하동 등 나머지 길은 읍 소재지를 중심으로 7㎞, l.5㎞, 1.9㎞등 일부만「아스팔트」를 깐「찔끔 찔끔」포장-. 어느 길이나 시 중심가와 군청앞 등만 빤하고 나머지는 옛 모습 그대로 먼지투성이 자갈길이다.
심지어 장흥의 경우 40년전 일제가 길을 낼 때 서있던 고응석씨(72·장흥읍 평화리)집 앞 「커브」길의 소나무가 지금도 그대로 서있는 정도다(고씨 말). 불량한 도로상태는 경찰집계에서도 알 수 있다.
전남도경에의 하면 관내도로 가운데는 ▲차량통행 위험지역 6백56개소 ▲위험 교량 24개소 ▲벼랑 51개소 ▲산사태 우려지역 17개소 ▲경사불량 51개소 ▲방책미비 72개소 등 위험지점이 무려 8백71개소나 된다.
수익성 높은 도내의 경제작물은 이 같은 나쁜 길에 묶여 의지로 제대로 나가질 못하고 헐값의「제자리 넘기기」가 고작인 실정.
질 좋기로 이름난 해남 명산 고추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해 서울에 가져다 팔면 상품 6㎏당 3천7백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송할 염두를 못 내고 대부분 광주 등 인근 시·군으로 3천원∼3천2백원 식의 헐값에 넘겼다
6㎏당 2백원∼7백원의 손해를 본 샘 .지난해 6t을 생산했다는 김한선씨(45)는『서울에 올려다 팔고 싶었지만 도로사정이 나빠 수송비에 20%의 웃전을 얹어줘야 하는데 다 그나마 3일씩이나 걸려 모두 광주 등지에 내보내고 말았다』고 했다.
선도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수산물은 특히 이 같은 수송곤란에 묶여 서울 등 대도시로의 진출이 더욱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
서울까지 포장이 된 목포의 경우에만 생 낙지를 서울로 보내 한두름당 7백원짜리를 1천4백원씩 받아 갑절 장사의 이익을 볼뿐 여타 지방의 수산 굴은 올릴 엄두조차 못 낸다. 관광 격차도 마찬가지. 전국 19개 관광「코스」중 길 나쁜 전남은 모조리 소외돼 단풍이 불타고 관광「시즌」이 한창이지만 화엄사(구례) 백양사(장성) 대흥사(해남) 선암사(승주) 등은 서울사람을 비롯, 외지인을 거의 구경할 수 없을 정도다.
주말인 지난달 21일 대흥사엔 2천여 명의 관광객이 붐볐으나 모두 광주·순천·나주 사람 뿐 외지인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관광객 유치 실적도 71년 1백77만2천 명, 72년 1백81만 명으로 연간 겨우 2%의 신장(도 집계). 한편 도 당국은 전남의 도로포장율이 전국 최하위인 원인을 예산부족 외에도 보수장비 및 인원부족과 도내에 포장사업체와「아스팔트·콘크리트」혼합공장이 없는 것 등을 지적했다
72, 73년 2년간 도로정비예산은 고작 1억5천8백96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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