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적은' 규슈 북부서 발생 일본인들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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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九州) 북부 후쿠오카(福岡)와 사가(佐賀)현 일대를 덮친 리히터 7.0 규모의 지진으로 21일 현재 1명이 죽고 4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후쿠오카 일대의 건물 20여동이 완전히 무너졌고, 신칸센(新幹線)등 규슈 전역의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진원에서 가까운 후쿠오카만(灣) 겐카이지마(玄海島)에서는 주택 260여채가 파손되고 700여명에 이르는 주민 전원이 규슈지방으로 대피한 상태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오카시 동해 일대 해안과 나가사키현 이키(壹岐).쓰시마(對馬島) 일대 해안에 쓰나미(지진 해일) 주의보를 발령했다 정오쯤 해제했다.

◇ 일본 열도 지진 충격= 이번 지진은 상대적으로 '지진이 적은 곳'으로 꼽혀온 규슈 북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역은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무감지진을 포함해 지진이 거의 없는 지역.

후쿠오카 앞 현해탄에서 리히터 7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700년 이키(壹岐) 앞바다 지진 이후 처음이다.

후쿠오카는 부산에서는 173㎞, 서울까지는 약 60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역.

이번 지진의 경우 북부 일부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도 진동이 느껴진만큼 우리도 체계적인 지진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 지진의 원인은 = 일본의 경우 태평양 플레이트가 서로 부딪쳐 지진이 발생하지만, 이번 지진은 화산활동이 왕성한 '벳푸도원지구대(別府島原地溝帶)' 주변의 지각이 어긋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은 지각의 갈라진 틈이 수평으로 움직이는 '옆어긋남'형 지진이 많다.

지진 규모가 크고 해저지각내부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 큰 해일이 발생하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각이 상하로 어긋나면 해일 규모가 훨씬 커진다.

우리 기상청은 "쓰나미는 진앙 해역의 수심이 깊고, 지진에 의해 지각이 수직 이동할 때 주로 발생한다"며 "이번에는 진앙의 수심이 얕고 지각이 수평으로 움직여 해수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쓰나미로 전환되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 일본 정부 대응은 =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7분후 총리실 위기관리센터에 노다(野田)내각위기관리감을 단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 정보수집과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후쿠오카시 등 지진 피해지역에 정부조사단을 파견하는 한편 무너진 주택과 산사태 지역 등의 위험도를 판정할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했다.

피해가 큰 겐카이지마에는 지진 발생 4시간여만인 오후 3시30분께 자위대 헬기가 도착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는 대책본부가 설치될 무렵인 오전 11시쯤 대책본부에 "사태를 주의깊게 지켜보라"고 지시한 후 공관에서 대기했다.

자민당을 비롯한 각 정당도 당내에 대책본부를 설치, 측면지원에 나섰다.

자민당은 당사에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간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민주당과 공명당도 당내에 예비내각 방재담당상 또는 간사장 대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공산당과 사민당도 당 간부가 당사에 나와 관계부처와 연락을 취하면서 정보파악에 나섰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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