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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계룡산 조대필<이대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계룡산(827m)이 국립공원의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별하는데는 대전서 유성온천 경유로 동학사만 보아서는 물론 안 된다.
사실상 계룡산 동남쪽은 이동학사를 빼고 나면 별로 볼 것이 없다.
은선폭포도 동학사 주차장에서 3㎞나 떨어져 있어 일반관광객은 가기가 무리다.
여기 비하면 서북쪽인 갑사 쪽이 관광의 경우도 월등 경치가 낫다.
그러나 어느 쪽도 절을 위주로 하는 경우 계룡산의 세가는 판단키가 어렵다고 하겠다. 등산의 경우 가장 많이 이용하는 갑사∼연천봉「코스」를 밟아야 비로소 이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를 알 수가 있다.
우선 이산의 위치를 조금 눈여겨보는 이는 누구라도 계룡산이 어느 산맥에도 속하지 않은 외톨이 산이란 점에 유의하리라. 즉 차령산맥이 부근을 지나가되 계룡산과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
말하자면 이 산은 예로부터 『전설의 산』이며 도사와 풍수지지를 신봉하는 역자들의 도장이며 본거지였던 것이다.
유명한 무학대사와 이태조가 이곳에 도읍을 정하려고 했으며 그 유적인 주춧돌이 지금도 이산 서남쪽 아래(신도 내 마을)에 산견되고 유사 종교단체가 운집해 있음은 어쨌든 흥미롭다. 도처에 지금도 그 유적의 남아있어 새삼 회고지정을 자아내게 하는 산이기도 하다.
단일 산으로서의 계룡산은 빈틈없이 단장한 여인처럼 전체 산 모습이 아름답지만 특히 능선의 굴곡이 우아한 선을 이루고 있다.
겨우 800m정도의 높이인데도 천공 높이 뚜렷이 그 부드러운 선을 보여 주는 이유는 역시 부근에 높은 산이 없기 때문.
몇개 안 되는 계곡 중 가장 깊고 수량이 풍부한 골짜기는 갑사에서 연천봉으로 가는 「코스」길 녘 오른쪽에 있는 계곡이다. 갑사에서 연천봉 정상까지는 약4㎞. 특히 급한 경사는 없으며 물이 흐르는 곳을 지나기도 하므로 땀을 씻고 쉴 장소도 많다.
능선에 오르기까지 내처 숲이 우거져 10월 초순이면 단풍으로 물들어 이 산은 등산객에게 한층 더 매력을 갖게 한다. 또한 정상에 암자가 두 곳이나 있어 점심을 지어먹고 쉬기에도 적당한 넓은 장소가 있는 것도 특색.
동학사는 연천봉서 약3㎞. 하산 도중에 은선폭포를 지나게 된다. 조그만 산장(숙박뿐)과 매점이 있다. 만약 정상에서 쌀개 능선을 타면(갑사∼동학사사이의 고개로 통하는 능선 길) 오누이 탑을 볼 수 있다. 고개 바로 남쪽 아래이다.
탑 옆에 계오정사란 암자와 약수가 있으며 숲이 우거진 좋은 길이다.
갑사∼오누이탑(일명 형제 탑)∼동학사 코스는 훨씬 거리가 짧다. 여기도 용추폭포가 있어 한번 밟을만하다.

<교통과 숙박>
▲서울∼공주 직행「버스」5백원, 서울역전 퇴계로 입구 좌측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 천안까지 고속도로를 달린다.
공주∼갑사 버스는 하루 8회 왕복, 매우 편리하다. 50리에 백10원.
▲동학사∼유성간은 계속적으로 「버스」운행, 20리.
「택시」6백원. 유성∼대전 30리, 직행버스 계속 운행.
※대전∼유성∼동학사∼연천봉(또는 오누이 탑)∼갑사보다 공주경유가 편하다.
▲갑사아래와 동학사아래에 여관 다수, 동학사 측은 관광호텔도 있으므로 각자 「포켓」형편에 따를 것. 숙식요금은 갑사 쪽이 훨씬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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