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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성출신 김세암 여사의 자랑 경기·개성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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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추석을 전후한 초가을 개성에는 송이버섯과 과일이 집집마다 풍성하다. 송악산과 박연폭포 근방에서 나는 송이버섯은 그 향기와 맛이 뛰어난 개성특산품이다.
지금은 고향을 떠나와 살고있는 김세암 여사(물리학자·권영대 박사부인)는 햅쌀이 나오는 요즈음 개성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으로 이 송이버섯요리를 첫손에 꼽는다. 그리고 여름동안 개성근방에서 흔하게 나오는 복숭아를 통째로 소금과 설탕에 재어 넣고 봉해놓은 「복숭아 즙」도 초가을쯤 한창 싱그럽게 맛을 낸다고 한다.
개성음식의 자랑인 보쌈김치도 김 여사 댁에서는 여름 내내 담가왔는데 요즘 나오는 조그만 통배추에 소를 새우젓으로 비벼 넣으면 겨울 김치와는 또 다른 산뜻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개성의 이름난 가을음식 3가지를 김 여사에게 들어본다.

<송이산적>
개성 송이산적의 특징은 가루 즙을 만들어 바르는 것이다. 가루 즙은 물 한 컵에 왜간장 한술·밀가루한술·참기름 2큰 술·후춧가루 조금을 모두 섞어 놓은 것이다.
쇠고기를 얇게 포를 떠서 갖은 양념으로 재어놓고 송이도 깨끗이 다듬어 얇게 썰어 역시 양념에 재어 놓는다. 이것을 꼬치에 끼여서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지지면서 위의 가루 즙을 바른다. 가루 즙을 바르면 부드럽고 윤기가 나며 간이 되어 색다른 향기를 낸다. 송이음식은 송이를 슬쩍 익혀 향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령이다.
송이로 맑은 장국을 끓일 때도 뜨거운 국물에 잘게 썬 송이를 슬쩍 넣었다 건져서 장에 낼 때 다시 넣어 향기를 살린다.

<우메기>
우메기는 햅쌀이 나올 때 특히 많이 만들어 먹는 개성특유의 간식으로 일종의 찹쌀떡이다.
맨 찹쌀가루로 하면 너무 기운이 없으므로 찹쌀 1되에 흰쌀 1홉의 비율로 섞어 쓴다.
이런 찹쌀가루에다 설탕을 뿌리고 막걸리로 반죽을 하여 사방 3·5㎝정도로 둥글게 빚어놓는다.
설탕물을 걸쭉할 경도로 끓여놓고 한편으로 윤기를 내기 위해 엿을 끓이고 꿀을 섞어 꿀 즙을 만든다.
동글게 빚은 떡을 은근한 불 위에서 「샐러드」기름에 누릇누릇하게 지져내어 설탕물에 집어넣었다가 꺼낸 후 꿀 즙을 다시 한번 바른다. 꿀 즙을 바르면 2, 3일 동안 굳지 않고 맛을 더욱 돋운다.
우메기는 보기 좋게 가운데 대추를 박아낸다.

<순대>
개성 순대는 보쌈김치와 함께 그 맛으로 이름이 높다. 이것은 순대 속을 만두의 소처럼 해놓기 때문에 더욱 맛이 좋다.
돼지의 소 창자를 굵은소금으로 안팎을 골고루 잘 비벼 씻어낸다.
숙주나물을 데쳐 송골송골 썰고 배추도 삶아 썰어놓는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좀 넉넉하게 갈아다 숙주나물·배추에 두부를 넣고 함께 섞어 주물러 짠다. 이것을 만두 속처럼 양념을 하는데 생강 다진 것을 조금 넣고 소금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돼지 피를 섞어 흥건하게 준비해놓는다.
씻어둔 돼지창자에 소를 넣은 다음 물을 끓이다가 이것을 집어넣고 끓이면서 가느다란 꼬챙이로 침을 주어 속의 수분이 빠지도록 해준다.
이 순대는 건져서 초장에 찍어먹고 순대 속을 넣고 남은 것들은 순대 국을 만들어 해장국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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