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여수 4.4㎞ 해저터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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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바다를 사이에 둔 경남 남해 서면과 전남 여수 낙포동을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수심 35m인 바다 바닥에서 40m 더 아래로 파고 들어가 길이 4.4㎞, 왕복 4차로 터널을 만드는 사업이다. 착공 및 준공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6일 “남해 서면과 여수 낙포동 사이에 다리(가칭 한려대교)를 놓는 대신 해저터널을 뚫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려대교는 마주 보고 있는 남해와 여수 간 통행 시간을 줄여 왕래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영·호남의 지역적·심리적 간극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현재 남해에서 여수로 가려면 100여㎞ 내륙을 빙 돌아 1시간30분이 걸리지만 다리를 놓으면 5~6분 만에 건너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남해에 온 관광객이 여수로, 또 여수에 들른 관광객은 남해로 쉽게 오가게 돼 이 지역이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이는 효과를 보게 된다.

 그러나 사업비가 문제였다. 교량을 놓는 비용이 1조690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 개발과 영·호남 상생발전이라는 명분을 고려해도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해저터널을 검토했다. 해저터널 건설비는 5072억원으로, 다리 놓는 돈의 3분의 1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토부 측은 “비용 대비 편익 같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터널 건설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해~여수 간 해저터널은 정부가 추진하는 ‘동서통합지대’ 조성 사업의 하나다. 영·호남 접경 지역인 섬진강 일대 전남 광양·구례·여수·순천과 경남 남해·사천·하동 등지를 문화·관광 벨트로 꾸민다는 내용이다. 여기엔 광양~하동 간 동서통합대교 건설 및 옛 남해고속도로 섬진강교 재개통 등이 포함돼 있다.

여수=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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