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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뒤의 감상|영화『대부』가 주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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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 세계의 화제를 모은 영화『대부』(The Godfather)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 1일부터 서울에서 상영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범죄조직인「마피아」단의 내면을 그린『대부』는 지난봄 제45회「아카데미」영화상의 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각본 상을 수상했고 구미 각국에서도 상영문제를 놓고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 영화의 국내상영허가를 내린 문공부 측은 영화『대부』가 범죄문제를 다루었지만 전체의 흐름으로 보아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았으며 원체 작품이 좋아 4개 부처의 합동검열에서 일부 잔인한「신」만「커트」했을 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말하고 있다.
사양의 길을 걷고 있는 전후 미국의 영화계에서 공전의「히트」를 기록한『대부』는 흔히 남북전쟁을 소재로 한 명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비유된다.
『대부』는 30년간 계속 상영돼온『바람과 함께…』를 흥행수지 면에서 불과 2년이 못되어 앞질렀으며『바람…』이「로맨티시즘」을 다룬 반면 30년 후의『대부』가 폭력을 주제로 다루었다는 것은 현대인의 의식세계의 흐름을 말해주는 듯하다.
두 작품은 모두 원작소설부터 재미있고『바람…』에서의「클라크·게이블」이 미국영화 황금시대의 면목과 연기를 보여주었다면『대부』에서의「말론·브론드」는 전후 미국영화 최고의 관록과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 미국을 주름잡는 암흑가의 왕으로서의「말론·브란도」의 연기는 영화『대부』의 전편을 압도하고 있다. 소름끼치는「허스키」목소리, 씰룩거리는 눈썹과 얼굴근육의 움직임, 뻣뻣하게 돌아가는 목,「마피아」두 목으로서의 품격과 위엄이 전 화면에 가득 차 있다.
때로는 살인지령을 내리는 냉혈한으로서, 때로는 다정한 할아버지로서의 부드러움도 보이며 또 주위의 존경을 받고 동시에 두려움을 갖게 하는 그러한「보스」역은「말론·브란드」아니면 누구도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말론·브란드」의 매력이외에 이 영화가 인기를 끄는 것은 여느 폭력영화와 달리 영화를 보고 난 관객에게 무언가 감상을 느끼게 하는 점이다. 무자비한 폭력을 그리면서도 그 조직 속의 동지애와 단결, 그리고 의리를 「로맨틱」하게 그리고 또한 폭력일가의 인간적인 면이 전「스크린」에 흐른다.
불과 31세의「프란시스·포드·코폴라」감독은 폭력조직의 내면을 지루하지 않게 영화의 오락적 재미를 충족시켜주면서「에피소드」중심으로 긴박감 있게 엮는데 성공했다.
원작자 「마리아·푸소」와 감독「코폴라」의 공동각본은 조그만 군더더기도 없이 대화 하나 하나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했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풀 여유를 주지 않았다.
영화는 위대한「대부」(「카톨릭」에서의「대부」란 뜻 이외에「마피아」단에서 재산과 생명을 보증해주는 의무를 가진「대부」)「돈·코를레오네」(말론·브란도 분)의 딸의 화려한 결혼식장으로부터 시작된다.
「돈」의 명령으로는 되지 않는 것이 없으나「돈」은「대부」로서의 의무를 다해「대자」들의 모든 부탁을 다 들어준다. 살인지령을 내리고 가수를 일약「할리우드」의 대「스타」로 만드는 등「마피아」의 힘이「에피소드」중심으로 엮어진다.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서 비교적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돈」의 3남「마이클」(「알·파치노」분)은 어두운 세계를 싫어하지만 결국 아버지를 도와 폭력의 세계에 뛰어든다.

<이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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