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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흥행?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쉽지 않을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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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14년 갑오년(甲午年)은 말(馬)의 해답게 숨가쁘게 달릴 것 같습니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겨울올림픽·월드컵 같은 스포츠 행사가 풍성하고, 안으로는 한국 정치 지형을 좌우할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조금 꿈틀거린다고는 하지만 한국 경제의 앞길은 여전히 안갯속이고, 기초연금 같은 새 제도가 시행될지 궁금합니다. 중앙일보 부장들이 독자가 궁금해하는 2014년 상반기의 주요 현안에 대해 예측합니다. 그들의 전망, 과연 맞을까요.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은 성공할까요

아닙니다. 아직 ‘출생신고’도 안 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높습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23.6%를 얻어 새누리당(30.7%)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는 여론조사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대결 구도, 즉 대진표가 중요합니다. 현재 보수진영은 새누리당으로 단일화된 반면 야권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정의당, 통진당 등으로 갈려 있습니다. 다야(多野)구도 속에서 안철수 신당이 호남 등 일부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을 테지만 수도권 광역단체장 석권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방법은 민주당과 선거연대를 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새 정치를 모토로 내건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은 형해화될 것입니다. ‘안철수’는 뜨고 ‘안철수 신당’은 가라앉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정민 정치부장

김정은 체제 북한은 2014년 안녕할까요

아닙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권력기반에 대해 우리 정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평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사태로 한·미 정보 당국의 이런 평가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비록 권력투쟁이라기보다 노동당과 군부의 이권다툼이란 성격이 강하지만 김정은 체제 내부에서 이른바 반당·종파와 정변세력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북한 체제의 내구성에 의문이 제기된 건데요. 무자비한 숙청을 동반한 공포정치가 일시적 체제결속과 충성유도 효과를 거두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불만세력의 반발과 민심동요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경제난까지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북한 체제에 급변사태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영종 외교안보팀장

일본의 군국화는 더욱 가속될까요

그렇습니다. 올 상반기는 일본의 군국화를 가늠할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입니다. 4월에는 아베 신조 총리의 사적 자문기구인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최종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내용은 다 정해졌고 공개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거의 전면 허용하자는 겁니다. 아베가 수용할 경우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일본 정국, 나아가 국제사회의 핵폭풍이 될 게 분명합니다. 집권 자민당은 이달 초 개원하는 정기국회에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제출합니다. 물론 전후 평화헌법을 바꾸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입니다. 이를 5월 3일의 ‘헌법기념일’ 이전에 해치우겠다는 게 아베의 ‘혼네(속마음)’입니다. 이훈범 국제부장

올해는 경제가 나아질까요

그렇습니다. 단 당국자들이 콜럼버스가 아니라면 말이지요. 콜럼버스가 세계 최초의 경제학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가 신대륙 발견을 위해 떠났을 때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육지에 도착해서는 그곳이 어딘지는 더더욱 몰랐고요. 하여간 일단 현재의 분위기는 좋습니다. 지난해 잠정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 올해는 최저 3.4%(현대경제연구원)에서 최고 3.9%(정부)로 전망됩니다. 지난해만큼은 안 되겠지만 수출이 호조세를 이끌 것입니다. 세계 흐름 역시 괜찮습니다.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이, 그것도 제조업에서 약진 중입니다. 근간이 튼튼해지고 있다는 방증이죠. 그러나 경제는 개그콘서트 유행어처럼 ‘요물’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정책 입안자들이 콜럼버스가 된다면 의외의 대박이 날까요? 정선구 경제부장

젊은 구직자들 기쁜 소식 있을까요

아닙니다. 올해 전체 취업자는 최대 45만 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정책 1순위로 내걸고 온갖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어서지요. 하지만 청년 실업률과 직결된 대졸공채 시장은 여전히 바늘구멍입니다. 한 취업포털 회사가 매출액 500대 기업(공기업 제외)을 상대로 물어본 결과 응답한 회사들은 올해 전체로 1만4378명을 뽑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보다 되레 1.1% 줄어든 수치지요. 한 취업 전문가의 해석이 예사롭지 않게 들립니다. “지난해 기업들이 고졸·시간 선택제 채용을 늘린 만큼 대졸 채용 인원은 줄였다. 기업들이 일자리 자체를 더 늘릴 수 있을 만큼 좋은 상황이 아닌 탓이다.” 표재용 산업부장

달러당 원화값 세 자릿수 가능성은

아닙니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줄 죄기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달러값도 기력을 회복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원화값은 떨어져야 마땅한데 Fed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되레 오르고 있습니다. 든든한 외환보유액과 쌓이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에 이끌려 해외 투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아시아 신흥시장이 불안해지면 이런 추세는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미국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해 Fed의 돈줄 죄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공산이 커 보이지요. 일시적으로 달러당 1000원 선이 위협받을 순 있어도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로 안착되긴 어려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정경민 국제경제팀장

7월에 기초연금 받게 될까요

그렇습니다. 기초연금을 지급하려면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한 기초연금법 제정안이 야당 반대로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야당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똑같이 월 20만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절대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여당은 정부 안대로 70% 노인에게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여야가 어떤 식으로든 타협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건 6·4 지방선거 때문입니다. 7월 기초연금 지급이 무산된 채 선거를 치른다고 상상하기 싫을 겁니다. 약속을 못지키면 모두 공멸할 게 뻔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타협을 할 수밖에 없어 기초연금은 7월에 차질 없이 받게 되리라 봅니다. 김남중 사회1부장

불법시위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까요

아닙니다. 지난해 불법시위는 전년보다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불법시위는 39건으로 전년(51건)보다 감소했죠. 하지만 12월 들어 철도노조 파업과 민주노총의 대규모 도심 점거 집회가 열렸습니다. 새해엔 정초부터 노동계의 대규모 집회가 줄줄이 예고돼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9일과 16일 총파업 집회를, 다음 달 25일엔 국민총파업 집회를 열 계획이죠. 현재 국회 철도산업발전소위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공기업에 대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노동계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됩니다. 정철근 사회2부장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시동 걸릴까요

그렇습니다. 민자고속도로가 우선 대상입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국토교통부가 민자고속도로 사업자들을 모아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인하를 요구하는 논리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민자사들이 예전에 건설비를 높은 이자에 빌려 조달했는데 지금은 금리가 떨어져 이자 부담이 줄게 됐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몇몇 도로는 인건비와 보수비가 애초 예상보다 덜 들었습니다. 이렇게 비용이 감소한 부분을 통행료에 반영해 달라는 게 정부 주문입니다. 올해 6·4 지방선거를 앞둔 지방자치단체 또한 인하 요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정부·지자체와 또 다른 사업을 해야 하는 민자사들로선 이런 요청을 마냥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출퇴근객이 많은 수도권 민자고속도로부터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국토부는 귀띔했습니다. 권혁주 전국뉴스부장

숭례문 부실 복원, 실마리 찾을까요

아닙니다. 지난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문화재 사건’입니다. 단청이 벗겨지고 목재가 갈라진 것은 겉으로 확인된 문제입니다. 전통을 보존하고 수리하며 계승하는 과정에 나올 수 있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까지 포함해 거의 모든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빨리빨리 문화’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원동력이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정부는 ‘숭례문 종합점검단’을 구성해 복원사업 전반을 정밀 조사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까지 일정인데, 이번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입니다. 단청이 벗겨진 정확한 원인 규명과 보수 방안 정도는 상반기 중 공식 발표가 나올 듯합니다. 그러나 전통 안료와 아교의 국내 생산 기술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추가 논란이 예상됩니다. 배영대 문화부장

김연아 올림픽 2연패 달성 가능할까요

그렇습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연아는 점프 동작의 레벨이나 스케이팅 실력, 음악 해석 능력 등 모든 요소들이 고루 뛰어납니다. 김연아가 첫 번째로 시도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기본 점수는 여자 싱글 최고인 10.10점입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의 주특기로 불리는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 회전)의 8.50점보다 훨씬 높습니다. 멘털도 강하지요. 지난해 골든 스핀 대회에서 점프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는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된다”며 쿨하게 넘겼습니다. 참, 브라질 월드컵 한국의 성적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저는 ‘예선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걸고 싶습니다. 정영재 스포츠부장

‘모바일 뉴스 보기’ PC 앞지를까요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문제입니다. 우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2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보겠습니다. ‘PC를 통해 인터넷으로 신문을 읽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보다 5.9%포인트 올라간 57.4%로 나타났습니다. 더 주목되는 게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신문을 읽었다는 비율이 47.4%나 됐다는 점입니다. 전년보다 무려 27.9%포인트 올라간 수치입니다. 이런 추세면 올 상반기에는 둘의 격차가 거의 좁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거는 급격히 느는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입니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수는 2557만 명으로 추정됐습니다. 6월보다 54만 명 늘었습니다. 반면 PC 인터넷 이용인구는 지난해 9월 3300만 명으로 6월에 비해 12만 명 줄었습니다. 김종윤 뉴미디어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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