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으로 새해 연 아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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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평화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욕을 천명하며 새해를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헌법) 제정으로부터 68년이 되는 지금,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 개정을 위한 국민적 논의를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며 “일본의 새로운 ‘나라 만들기’를 위해 큰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평화 헌법을 고치겠다는 뜻을 새해 메시지로 내놓은 것이다. 그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방위력 증강의 명분으로 만들어낸 ‘적극적 평화주의’에 대해선 “일본이 짊어져야 할 21세기의 간판이라고 확신한다”며 “강한 일본을 되찾기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했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産經)신문의 설문에 대한 답변에선 한술 더 떴다. 아베 총리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일본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라는 설문에 “2020년에는 헌법 개정이 끝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신문에 실린 프로듀서 겸 작사가 아키모토 야스시(秋元康)와의 특집 대담에선 “정치에선 ‘절반 정도가 반대하면 그냥 그만두자’며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다. 헌법 개정도 그렇다. 자민당이 창당 이념으로 내걸었지만 50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최고지도자가 결의와 각오를 갖고 몰두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개헌 관련 언급을 자제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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