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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항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하루아침 사이에 아라비아 사막 안의 한 점이 온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두바이 공항. 1백 45명의 승객을 태운 JAL기가 아랍·게릴라에 의해 3일째 묶여 있는 바로 그 현장이다.
아랍 토후국 연방이 생겨난 것은 지난 71년 12월. 그 이전까지는 영국의 보호령이었다.
당초에는 아라비아 반도의 동남단과 페르샤만 사이에 산재해 있는 여섯 토후국들의 결합이었다. 지금은 일급 토후국의 연방. 두바이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일급 토후국들은 모두 토후를 원수로 하는 세습군주국이다. 그리고 이들 위에 대통령이 있고, 그 밑에 내각이 있으며, 또 34의석으로 된 평의회가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헌법은 없다.
아랍 토후국들이 각광을 받게 되기는 석유 붐이 일어난 60년대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거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곳이지만 지금은 각국의 석유자본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다.
세계는 꽤도 좁아졌다. 모든게 국제적이다. 이번 납치범 5명의 국적도 일본·유럽·아랍·파키스탄·남미 등 각 1명씩으로 되어있다.
아직은 이들이 어떤 조직에 속하고 있는지 분명치 않다. 알제리의 비밀결사인 이브라힘·아루디아에 속한다는 얘기도 있다.
다만 그들이 아랍·게릴라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JAL기에 팔레스타인 기를 꽂은 것으로 알 수 있다. 아랍·게릴라란 엄밀히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아랍인으로써 구성된 테러 단체이다.
그 중에서 가장 과격한 게 PFLP와 『검은 구월단』이다. 공식적으로는 이들은 모두『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인 PLO에 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JAL기 납치사건에 대해서 PLO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납치범들은 자기네가 『피 점령지의 아들들』이라는 조직에 속한다고 말했다 한다.
이들은 아직도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공항 안에 버티고 있다. 그 상부란 과연 무엇인지 매우 궁금하다. 그 보다 더 궁금한 것은 아랍·게릴라와 일본의 적군파가 어떻게 한 통속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는 사실이다.
애써 찾는다면 PFLP의 이른바 세계 동시 혁명선언이다. 그것은 단순히 팔레스타인 해방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것이었다.
여기 공조한 적군파와 서로 손을 잡고 각지에서 음참하기 짝없는 테러 행위를 벌여 나왔던 것이다. 강본 등에 의한 텔라비브 공항에서의 무차별사격, 뮌헨·올림픽에서의 이스라엘 선수단 학살 등도 그 일환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살인의 본능에 눈이 어두어진 젊은이들의 폭력에의 갈증에 있는 것만 같다. 그것을 그저 정치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위장하고 있는데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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