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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노사 양측에 도덕적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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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권기홍(權奇洪.사진)노동부 장관은 "하루 이틀 더 지나면 두산중공업 사태가 파국을 맞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직접 중재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노사 양측에 도덕적 압력을 넣은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두산중공업 사태를 마무리지은 權장관이 13일 기자들과 만났다.

-앞으로 전국(분규 현장)을 누비게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오해나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두산사태는 통상적인 노사분쟁과 다른 예외적 상황인 만큼 예외적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노사문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야 한다. 개별 사업장 분쟁마다 따라다니려면 장관이 1백명이라도 모자라지 않겠는가."

-개별 노조가 파업을 극단적으로 몰고가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인가.

"왜 극단적인 상황으로만 보나.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장관이 내려간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었을텐데.

"기업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 노조측에는 벼랑 끝에 있는데 더 있으면 떨어진다고 했다. 사측에도 사장이 외국에 수주하러 갔는데 타결이라는 외신이 뜨면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도덕적 압력이었다."

-노조의 양보가 있었나. 회사는 개인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다 풀었는데.

"있었다. 회사측은 노동부 중재안보다 대폭 더 양보했다. 통상적인 시각으로 보면 사용자측이 더 물러선 것으로 보이는데 오해다. 일부 언론에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무너진 것이라고 하는데 원칙이나 본질의 훼손은 없었다. 손배.가압류를 푼 것도 사용자측의 판단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공론화된 손배소 문제를 손질할 생각은 없나.

"법원이 판단할 일이다. 사용자의 권리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다만 근로자의 신원보증인에 대한 가압류 등은 노사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인에 대한 손배.가압류는 남발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에 가본 인상은.

"불신의 벽이 높았다. 무슨 말을 해도 마치 법리논쟁하듯 문구 하나하나까지 챙기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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