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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 직원이 학대"…노인아파트 한인들 민원

미주중앙

입력

LA다운타운의 노인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인 노인들이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노인학대를 받고 있다며 정부에 민원을 제기해 LA시 노인국이 조사에 나섰다. 특히 이들 입주자들은 사무소 직원들의 태도로 인해 "자살하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당한 아파트 관리= 2010년 6월 이 아파트에 입주한 배 모(72·남)씨는 올해 5월 잠을 자던 밤 중 갑자기 천정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를 당했다. 배 씨는 "3년 전부터 천정에서 물이 샌다고 수리를 요구했지만 관리사무소는 묵묵부답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8일 오전 8시쯤 배 씨의 집에 예고도 없이 인부 4명이 들어왔다. 천정을 고치러 온 직원들이었다. 잠을 자던 배 씨는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들에게 "나가라"며 문을 닫아버렸다. 그러자 이들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게 배 씨의 주장이다.

배 씨는 인부들에게 강력히 항의하는 과정에서 밀려 넘어지기도 했다. 배 씨는 "다 나가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소리치며 이들을 쫓아냈다.

얼마 후 인부들의 신고로 인해 협박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배 씨는 정신질환자로 몰려 USC병원에서 5시간 동안 정신과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입주자인 최모(81·여)씨는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성적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 씨에 따르면 지난 9월, 갑자기 집에 전기가 끊겨 수 차례에 걸쳐 수리를 요청했으나 관리사무소 직원이 오히려 욕을 하더라는 것.

최 씨는 "이틀 동안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자 몇 차례 관리 사무소에 찾아가 항의하자 흑인 직원이 세 번째 손가락을 치켜들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운 날씨에 이틀이나 전기 공급이 끊겼는데도 이들은 수리 요청에 태만하게 대응했다. 노인 학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입장= 관리사무소측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모두 오해다. 최선을 다해 도우려고 애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직원은 "일부 주민이 절차와 순서를 무시한 채 무작정 화를 내며 수리를 요구하고 나서 문제가 생긴다"며 "우리는 계약서 상 72시간 내에 불편 사항을 해결해 주는 게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데레온 매니저는 성적 욕설에 대해 "직원이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두 번째 손가락을 사용한 것"이라며 "한인 노인들과 영어로 의사 소통이 잘 안돼 어려움이 많다. 대화를 통해 원만히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씨 등 한인 입주자들은 지난 20일 ‘한인주민회’를 결성해 26일 LA시 노인국에 노인 학대를 주장하며 관리사무소를 신고한데 이어 입주자들의 민원신고를 계속해 수집하기로 했다.

신고를 접수한 노인국 관계자는 27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아파트 입주자들의 신고가 접수돼 조만간 현장조사를 실시한 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11층 규모로 총 299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이들 중 70%가 한인이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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