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 첫 중금속 「크롬」중독환자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중금속「크롬」산화물 만성중독환자가 발견 되었으며,그중 2명이 콧속물렁뼈에 직경1cm의 구멍이 난 말기증상을 앓고 있음이 15일 예방의학계에 보고되었다.
이같은 보고는 중앙대의대 예방의학과실의 금속공해조사반(지도교수 길병도)이 72년7월1일부터 73년5월31일까지「크롬」산화물을 취급하는 각종공장 58개소 종업원 1백60명에 대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증금속산업재해의 하나인「크롬」산화물로「비중격천공」을 앓고있는 환자는 서울영등포구문내동6가 J산업 도금공 김구일씨(29·영등포구독산동216)와 D전기 도금공 조영내씨(26)등 2명이며 다른96명(61%)도 콧속이 헐고 피가 나오는 중독현상을 보이고 있다.
조사반은 「크롬」도금공장에서 대기중에 방출하는「크롬」미립자가 허용기준치인 1입방m당 0.1mg을 넘고있어 중금속산업장의 안전도가 위험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김구일씨의 경우 자전거부속품에 아연도금을 한 뒤 광택을 내기 위해 「크롬」도금을 하는 일을 만7년3개월 동안 해왔다.
김씨에 따르면 첫1년 동안에는 공장안에 들어가면 재채기를 하고 두통이 났으며 콧물이 자주 흐르는 증상을 보였다. 차츰 만성이 되자 콧속이 헐기 시작, 코를 풀면 피가 묻어나와 약을 발라도 낫지 않았다.
3년쯤 지났을 때 콧잔등이 약간 붓고 붉은색을 띄었으며 코먹은 소리를 하게됐다.
하루평균 8시간의 작업을 하는 김씨는 증상이 심해져 두께3mm의 콧속물렁뼈 양쪽이 몹시 헐면서 구멍이 나기 시작, 직경1cm로 뚫어졌다.
전기기구에 「크롬」도금일을 6년2개월 동안 해온 조씨도 콧속이 허는 초기증상이 만성화되면서 2년전 직경7mm의 구멍이 생긴 말기증상을 보이고있다.
중대예방의학교실「팀」이 조사한 조사대상은 금속기계26개(29명),수송용기계 11개(62명) ,전기기구12개(28명),일반기계 6개(29명),정밀기계 3개소(12명) 등 58개「크롬」산화물 취급공장.
이 가운데 정밀기계공 12명은 모두 중독 증상을 나타냈고 전기기구 92.8%,수송용기계 53.2%,금속기계48.3%, 일반기계 44.8%의 중독율을 보였다.
또 취업 6개월 미만의 직공 25명(56.8%)이 초기중상을 나타내기 시작, 3년이상된 직공 35명 가운데 25명(71.4%)이 중증을 보였다.
▲「가톨릭」의대 교수의말 =「크롬」중독에 의한「비중격천공」환자는이번에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된 것이다. 금속중독을 막기 위한 산업장의 공해방지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겠다.

<미립자 호흡으로 석회질에 축적|신장염·암유발… 치료방법 없어>
중금속「크롬」은 은백색으로 광택이 좋기 때문에 도금에 많이 사용된다.
「크롬」도금을 하기 위해서는 붉은색 분말상태의「크롬」산화물(CrO=무수 크롬)을 황산(H2SO4)에 녹여 전해질을 만들어 직류전류를 통해「이온」분리시킨다.
이 과정에서▲전해질의 온도가 상승하거나▲전류밀도(피도금체의 단위 면적에 흐르는 전류) 가 높아지거나▲전류양극의 면적이 조절 안될 경우에는 양극에서 수소기포가 심하게 발생한다.
이 기포에는「크롬」의 미립자가 섞여있어 이를 호흡하면 호흡기관과 치아의 석회질 등에 축적, 부식작용을 하게된다.
「크롬」중독은 호흡기관뿐만 아니라 출현성신장염의 원인이 되며 폐암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물렁뼈에 구멍이 뚫어진 경우에는 성형수술을 해야하고 초·중기 증상의 경우에도 적당한 치료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작업장에서 고무장갑과 광학·방독「마스크」등을 착용,「크롬」미립자가 인체에 닿지 않도록 예방해야하며 작업 후 코·입 등 몸을 깨끗이 씻는 것이「크롬」중독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