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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성명 위반 다시없도록 다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이후락 남북 조절위 서울 측 공동위원장은 14일 상오 영빈관에서 제3차 회의 경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평양 측이 선결문제로 주장하고 있는 평화협정체결문제에 대해 『근본취지는 부정 않으나 시기는 남북간의 모든 국민이 협정이 체결되면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적 신뢰가 조성되었을 때이어야 한다』는 우리측의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소소한 합의도 이행 안 되는 판국에 국민의 사활에 직결되는 이 협정을 그렇게 단순히 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북한측이 우리 나라가 이미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에 계속 파고들어 외교기관을 두려고 하고, WHO등 우리가 이미 가입하고 있는 국제기구에 구태여 들어가려고 애쓰고 있는 점등을 들어 북한측의 「두개의 한국」추구에 대해 주의를 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양 측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부정했으나, 『「두개의 한국」으로 흐르고있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 않으냐 하는 것이 나의 직감』이라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최근 평양 측이 잇단 간첩을 남파하고 휴전선에서의 대남 방송을 재개하는 등 7·4공동성명과 남북간의 기타 합의사항을 위반해 오고 있으나 『이번 회담이 열리기 전날 우리측이 제의했고 지난 11일 북한측도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말자고 말해왔으며, 이번 회담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깊게 토의, 그런 일을 하지 않게끔 다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 위원장이 회견에서 밝힌 3차 회의 결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측의 주장=우리측은 ①조절위와 간사회의 판문점공동사무국등 세 기구의 운영세칙을 먼저 합의하고 ②판문점공동사무국건물을 빨리 건립, 우선 조절위를 본궤도에 올려놓을 것 ③합의사항을 성실히 준수하고 서로 정직할 것 및 ④경제·사회 문화분과위를 먼저 발족시킬 것 등 4가지를 주장한 반면 평양 측은 ①평화협정선결 ②정당·사회단체 인사를 망라한 광범위한 정치협상 ⑧정치·군사외교 등 5개 분과위의 동시발족 등의 2차 회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우리측은 최근 북한측의 무장간첩과 폭력지령 등 7·4공동성명 위반사항을 북한측에 통고했을 때 『남쪽에서 날조했다』는 식으로 불성실하고 부정직한 자세로 회담에 임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밝히는 정직한 자세가 아쉽다고 거듭 강조했다.
▲긴장완화문제=평양 측은 총칼만 놓으면 상호 의심이 풀린다는 주장을 일관했으나 우리측은 반대로 오해와 의심이 완전히 풀리게 되면 놓지 말래도 총칼을 놓게 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총칼부터 놓자는 말은 감상적이고 시적인 표현일 뿐 한반도의 정세를 냉철히 본 정치적 표현이 될 수 없으며 이 문제에 양측의 가치관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협상문제=조절위 합의서 대로 장차 정치분과위가 구성되면 자동적으로 해결될 문제이며 그때까지 조절위원들이 회의 전에 많은 국민의 의사를 듣고 대변하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조절위 역할은 분과위와 각종회담의 산파역인 만큼 앞으로 필요하면 각종회담을 알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5개 분과위 동시발족 주장=내가 평양에 가 그곳에 최고위층을 만났을 때도 그랬고 박대통령의 교시도 다같이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성과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따라서 5개 분위를 한꺼번에 다 만들면 대사를 그르치기 쉽다는 점을 강조하고 서로 쌍방주장의 공통분모를 따라 두 개의 분과위부터 먼저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운영세칙에 대한 반응=세 개의 운영세칙은 이미 서명만 하면 될 수 있는 정도지만 평양 측은 원칙적인 동의를 하면서도 군사·정치협상에만 관심을 갖고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법률만두고 시행령 없이 회의를 진행시키는 것과 같다.
▲김영주 불참문제=처음부터 아직까지 병중이라는 소식과 통고를 받았을 뿐 그이상 구체적 소식은 못 들었다.
▲적십자회담 촉진문제=빨리 성사시키자는 원칙적인 토의가 있었다.
▲4차 회의전망=9월쯤 열리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믿으며 합의가 없다고 실망을 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착실히 우리의 기본입장을 고수, 통일과 평화문제를 다루어 나갈 결의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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