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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과 환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 나라의 관광사업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출발에 있어 좀 빗나간 방향으로 빠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그러한 조짐이 쌓이고 있다.
관광한국의 「이미지」에 관한 불미한 외부의 구설이 반드시 절대적인 것,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이미지」란 본래 실상에 대한 가상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요, 그것은 또한 가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한 개인이나 한 국가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이 되고 나면 그것은 곧 「스테레오·타이프」로 고정되어 버려서 그걸 바꾸기란 좀체로 용이한 일이 아니다.
관광입국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우리가 지금 거국적으로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는 것은 결국 세계에 대하여 한국의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이요 그것은 그럼으로 해서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세계에 대하여 한국의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을 결과하고 말 것이다.
최근 미국의 주간지가 「서울의 환락」이라는 제하에 우리 나라의 일부 낯부끄러운 관광업계의 작태를 보도한 것은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들의 주목을 끈다.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관광객 가운데 압도적인 다수가 일본인이며 그 중의 적지 않은 수가 또한 남자만의 단체여행객이고, 그들의 방한목적이 「불건전한 일」에 흥미를 갖는 것을 주된 동기로 한다면 그것은 어느 모로 보나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불건전한 일이 단체관광「코스」의 「스케줄」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와 같은 관광 아닌 관광을 마치고 돌아간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 것이 될까 생각할 때 실로 한심하다 아니할 수가 없다.
관광사업이란 결코 단기적인 수익만을 노리는 막벌이는 아니다. 그것은 대외문화정책·경제정책의 일환으로서 장기적 시야에서 고려되고 계획되고 지도되어야 할 것이라 함은 새삼 말 할 여지가 없다.
더우기 우리 나라의 관광사업은 이제 겨우 그 초창기에 있기 때문에 그 첫출발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국의 대외「이미지」가 지금 굳혀질 뿐만 아니라 그것은 앞으로 한국을 찾아오는 관광객의 질과 수준에 영향을 주고 그들의 관광「패턴」을 정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 해서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불살라 버릴 수는 없다. 관광사업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하겠다함이 시대의 요청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한국관광의 그릇된 유인을 상살할 만한 새로운, 떳떳한, 그리고 모든 외국인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관광자원의 개발이 시급한 과제이다. 풍부한 관광상품을 고안·양산·선전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요, 오염되지 않은 한국의 해변이나 산악을 신혼여행지나 휴가여행지로 개발하는 것도 다른 하나의 대안이다.
모든 관광에서 반드시 따라붙기 마련인 『밤의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세계가 그것을 상찬하는 한국의 국악이나 무용을 공연해 보이는 상설극장의 건립도 추진해야 될 것이다. 기생「파티」는 그걸 없애버릴 수가 없는 것이라 한다면 그러한 것은 「특수지역에 제한」하는 방도도 연구해봄직 하다.
아뭏든 우리 나라의 대외관광사업에는 앞으로 괘도수정이 있어야 되겠다. 그리고 그것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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