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한국인 입국 처음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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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파리=주섭일 특파원】연극연출가 유덕형씨가 2차 대전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 소련입국「비자」를 발급 받아 27일 「모스크바」로 떠났다.
유씨는 27일부터 6월1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15차 ITI(국제극예술협회)총회 및 세계연극인대회에 한국대표로 참석키 위해 22일 「파리」에 도착, 소련입국「비자」를 신청했던 것인데 26일 「파리」주재 소련영사관으로부터 한국적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소련입국「비자」를 발급 받아 27일 아침 「에어·프랑스」편으로 「모스크바」로 향발했다.
그러나 「파리」주재 소련영사관은 한국외무부발행의 유씨 여권 대신에 백지에다 「비자」를 발급했는데 이러한 조처는 아직까지 소련이 한국정부의 여권을 인정치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사실은 「파리」주재 한국대사관과 소련영사관에서 모두 확인됐다.
당초 이 ITI총회의 한국대표는 유씨를 포함, 차범석 김정옥 김의경 이병복 제씨로 모두 소련입국「비자」를 신청했었는데 거부되자 유씨만 「파리」로 가서 다시 「비자」신청을 했었다.
소련이 「비자」발급을 거부한 국가는 「스페인」 「이스라엘」과 한국의 3개국.
그러나 미국·영국 등의 대표들이 『전 회원국 대표가 참석치 않으면 대회를 「보이코트」하겠다』는 압력에 결국 소련이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71년10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4차 국제음악협의회 총회에 참석하려던 조상현·김자경 양씨도 소련입국「비자」를 거부당했었다.
단지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김호길씨가 미국여권으로 70년 「아르미니아」수도 「에레반」에서 열린 세계열역학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소련에 입국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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