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인구 문제 교육|연세대 인구 교육 위원회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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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연세대 인구 교육 연구 위원회 (위원장 윤태림)는 5일 이 학교에서 세미나를 갖고 대학에서의 인구 교육 문제를 다루었다. 대학에서 연구 위원회를 조직하고 공개 세미나를 열어 인구 교육을 대학의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표자들은 대학생들이 이미 성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기에 있으며 사회의 잠재적 지도자라는 점과 대학 자체가 사회력 등의 제요소를 창조적으로 산출한다는 점에서 대학에서의 인구 교육은 시급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사회 및 철학적 입장에서 인구 교육의 원칙을 말한 윤태림 박사는 인구 교육이 인구 억제라는 생물학적·사회학적 문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인간 존중이라는 넓은 시야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그 이유로는 ⓛ인간 생활의 풍요성을 박탈하는 인구 폭발의 심각한 영향이 불구아의 특별 보호·인간의 자연 도태 방지와 같은 인도적 철학을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 ②따라서 지금까지 내려온 윤리·도덕에 수정을 강요하고 있다 ③자원의 유한성·인구의 과밀에 따른 인간의 질과 생활의 저하 및 각종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인간이 정신적으로 중요한 사회에 살기 위해서는 인구 교육의 문제가 새삼 절실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교육은 가치관의 전환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폭발에 의한 기아·공해·환경 파괴를 막고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공존이 최고의 가치관이 되어야 하고 자제·연대감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물질적 풍요보다는 공존에 입각한 정신적 풍요가 생활의 기본 철학이 될 때 인류의 위기는 해결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 교육은 또 인구 폭발이 빚는 갖가지 역동성뿐 아니라 개인·사회·국가가 현명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해야 하며 산아 제한이나 성교육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에서의 인구 교육의 현황을 분석한 홍웅선 교수는 아직 이론의 정립도 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고 했다. 인구 문제 전문화와 교육자들이 힘을 모아 대학의 인구 교육 문제를 구상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라고 그는 보았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대학에 인구학 「코스」를 두어 인구 교육을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사회학·경제학 등에서 이런 문제를 직접 다루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사회학·지리학 등에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나 직접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의학 분야였다.
그 뒤 현재까지 대학 교육 과정 중 인구 문제를 취급한 분야는 교양 교육·의학·간호학·공중 보건·사회학·경제학·지리학·정치학·사회사업과·가정학 등이다.
오기형 교수는 보다 구체적으로 대학에서 인구 교육 문제를 다룰 때의 성과를 내다 봤다. 즉 대학에서 인구 교육을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투입에 대한 산출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생산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제까지 인구 교육 문제가 대학에서 다루어지기는 사회학·의학·간호학·공중 보건·사회 사업 및 가정학 등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진데 불과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교육·교사 양성·지리·생물학·보건 교육·경제학·정치학·도시 계획 등의 분야에서 한층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또 대학에서 인구 교육을 전개하기 위한 교육 과정·교수법·평가 등을 구비하기 위한 협력 체제가 교수들의 공동 노력으로 갖을 수 있도록 교육 체제 자체가 지원해야 한다는 지론을 펐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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