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시도 이어 정부군·반군 교전 … 남수단 40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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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쿠데타 시도가 있었던 아프리카 북동부 남수단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벌어져 최소 400명이 사망하고 800명이 부상하는 등 유혈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등은 17일(현지시간) 유엔 외교 소식통을 인용, “남수단 수도 주바의 병원에 시신 400∼500구가 실려 왔고 부상자도 약 8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교전이 발생한 건 쿠데타 시도 때문이다.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지난 16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과 그와 연계된 반군들이 15일 밤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정치인 10명을 체포했고, 마차르 전 부통령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마차르는 수단인민해방운동(SPLM) 내 대통령 반대파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2015년 대선 출마의사를 밝힌 바 있다. 남수단은 2011년 7월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종족 간 갈등에 시달려 왔다. 키르 대통령은 최대 종족인 딩카족, 마차르 전 부통령은 두 번째로 큰 누에르족 출신이다.

 주바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난 15일 밤부터 사흘째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교전지역에서 빠져나오는 난민도 급증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라드 아르노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는 “이번 사태로 주바에서 약 2만 명의 난민이 유엔이 마련한 난민촌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남수단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주재 외교관들의 철수를 지시했다. 우리 정부는 남수단을 여행제한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인들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해 남수단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남수단의 이번 사태가 쿠데타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규정하는 건 유보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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