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5개월째 미해군 여수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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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승무원을 채용한 해군병원선 「생처리」호의 선창지기는 『익숙해지기까지는 좀 이상했다』면서 『아침에 잠이 덜깬 채 침대에서 뛰어나와 식당에 가서 고개를 들면 눈앞에는 늘보는 남자수병만이 아니라 아리따운 여자가 같이 있는것을 본다. 그래서 말조심을 하게된다』라고 말했다.
4백9명 승무원 가운데 32명의 여자수병을 혼합한지 벌써 5개월이 되는 「생처리」호의 여자수병들은 남자에게 질세라「페인트」지우기, 상자 나르기, 갑판닦기 등 못해낸 일이 없다.
그래서 이역사적 실험은 성공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함장「토머스·A·로저즈」대령은 이렇게 말했다.
『여자들이 뜻밖에 잘 적응했다. 남자나 다름없이 일하는 여자들이 많으며 그중 두사람은 평균 수준의 남자보다 훨씬 낫다. 또한 몇몇「로맨스」가 있으며 한쌍은 결혼이 임박했지만 경비없는 여자수병 숙소로 뛰어들려는 사람은 없었다.
남자 수명의 말씨와 용모가 청결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자 수명들과 프로가 「데이트」할만한 겨를은 별로 없다. 여자들은 남자와 같이 일하고 짐상자를 나르지만 남자의 도움을 받는 일은 없다.』
수명 후보생인 「아네리스·크냅」양(21)은 『내짐은 내가 운반해요. 남자의 도움을 청한적이 없어요. 도와주겠다고 하는것도 거절했거든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생처티」호는 여자가 탄 이래 지난주 처음으로 기지항구인 「캘리포니아」주「앨러미더」항을 뗘나「샌디에이고」에 왔다.
이 항구는 인종분규로 말썽을 일으킨 두항공 모함의 기지로서 국회의원들이 해군규율의 해이를 지적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로저즈」함장은 더욱 뜻깊은 얘기를 했다.
『여자기 끼여들면 조용하게 된다. 이유는 잘모르겠지만 규율이 잘 지켜진다. 아마도 남녀간에 약점을 보이기 싫은 생각에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자를 배에 태우는 것을 찬성한다.』
그는 또 여자들이 탄지 얼마 안되던 어느날 조타실에서 나으니까 아리따운 여자가 옆을 지나가다가 『안녕하셔요』 라고 인사 했을 때 아주 흐뭇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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