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계적 석학의 평가|「달러」평가 절하에 대한 반응은 착잡하다. 이에 대한 세계적 두 석학들의 의견을 외지에서 간추려본다.<편집 자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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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미국의「달러」절하 조처 등은 여러 가지 정책을 뒤죽박죽 섞어 논 것으로서 단지 미국의 신 제국주의 달성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미 무역 불균형의 근본적 해소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번 통화위기의 배경은 19세기 영국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경제·산업 양면에서 우위를 잃고 있기 때문에 실지회복을 위해 강력한 정치력을 행사한 것이다.
만약 내가 미국대통령이었다면「닉슨」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정책을 취해 현재와 같은 국제통화 및 경제정세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달러」의 평가절하는 미국의 기업을 보호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것은 바로 미국의 기업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본이 변동 환율제로 이행한 것은 단자의 유입을 규제하는데 효과가 있지만「엥」화의적정「레이트」를 탐색하는 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또 일본의 과잉「달러」를 쓰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달러」를 가만 두면 가치가 떨어 질 뿐이다. 만약 미국의「포드」나「크라이슬러」자동차 회사를 아주 사버리는 것이 지나치다면 투자기금이라도 만들어서 외국 주를 사거나「월」가를 아주 사버려도 좋지 않을까?
경제성장의 시대라고 할 2차대전 후의 4반세기는 경제상으로도 특이한 시기였으나 이 기간 동안에 성장이 가져온 모순도 고통스러울 이만큼 심각해졌다.
그러한 모순의 주된 것으로는①자본주의 권의 패자인 미국의 완전 고용달성 방법이 군비지출과 밀접하게 관련 돼 있다는 점②「인플레」③국제통화제도④지구상의 자원 파괴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모순 때문에 사람들은 모든 일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따라서 그 정신적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통화제도가 지니는 모순의 근본원인은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잃어가고 있는 국위를 되찾기 위해 여전히 강력한 쟁취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자유 무역론은 필경 강자의 이론에 불과하며,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경사 해 가고 있는 것은 미국의 지위가 저하됐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스스로가 마련했던「롤」을 깨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통화위기는 단순히 환율을 조작한다는 등의 부분적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체제가 인간적 문화적 생활을 가져오는 체제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극적인 개혁을 필요로 할 것인가를 규정하는 것은 젊은 세대의 두 어깨에 부하 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J·V·로빈슨」교수 악력(70)▲영국여류경제학자▲「케임브리지」·대학졸업▲31년이래 현재까지 동 대학 교수▲「케인즈」학파▲주저『불완전 경쟁의 경제학』(33년)『고용이론』(37년)『「마르크스」경제학』(42년)『완전고용이론』(43년)『이자율』(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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