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직유업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내 섬유시장은 근자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직유시장에서 야기되고 있는 중요 변화의 몇 가지는 ①국제시세의 양상 등에 따른 수출의 급증 ②국내가격 동결에 따른 국내 판매 기피로 인한 이중가격 현상의 심화 ③원 사 가격 ??승에 따른 의류수출 업계의 애로형성 ④미-일 면 업계의 사양화에 따른 증설투자「붐」 의 형성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국민경제를 위하여 바람직한 것인가를 연구하여 그 합리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우선 섬유업계의 증설투자「붐」은 국제 경제경향을 깊이 살펴 업계를 지도해야할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당국이 대처해야 할 사항은 미·일의 직유업계 동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미·일의 직유업계가 어느 정도 사양화할 것이며 특히 일본의 사양화를 우리가 얼마나 이용할 수 있을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미-일 시장의 객관적인 분석에 입각해서 증설규모를 정책적으로 조정하는 신중성을 상국은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 동남아 제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직유시설 투자에 열중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들의 시설 주문 때문에 일본의 섬유기계 생산업계는 공전의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 하는데, 동남아 각 국이 경쟁적으로 섬유시설을 확장한다
면, 섬유제품의 국제시장 가격이 앞으로 크게 교란될 여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면직물 수출 장기협정이 오는 9월로 만료됨에 따라서 미국은 이를 확대시켜 섬유류 수출장기 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협정이 만족스럽게 체결되지 않는다면 관세 장벽을 쌓겠다고 시사하고 있다.
이런 관계로 볼 때 섬유류의 국제 시세가 급등하는 주요원인은 역설적이지만 어떤 이에선 미국의 어설픈 보호주의 정책의 소산인 것이다. 따라서 섬유류의 시세 ??이 보다 철저한 보호주의 정책의 채택을 초래케 할 여지가 있음을 유의해야한다.
한편 면사·혼방 원단가격의 급등으로 의류수출 업계가 타격을 받는 문제도 시급히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면사의 경우, 원면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격을 조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수출로 돌리고 있어 의류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인데 그렇다고 면 방 업계가 수출로 채산성이 크게 호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상대적 채산성이 수출 쪽에 있기 때문에 의류업계에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그러나 원 사나 원단으로 수출하는 것보다는 의류로 제조하여 수출하는 것이 국민 경제적 입장에서는 외화 획득 율이 월등 높은 것일진대 원 사·원단 수출을 불가피하게 하는 가격 정책은 재고해야할 것이다.
원칙적으로 말한다면 원 사·원단은 수출 가격으로 의류업계에 이를 무제한 공급하는 것이 경제 원리에 맞는 것이 아니겠는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