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신분사회 한눈에… 한국고등기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고등기전이 16일∼28일 신세계백화점 4층 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고등기란 우리나라에 석유가 보급되기 이전에 불을 밝히던 도구, 개중에는 19세기말 석유가 보급된 후에도 그대로 사용돼 왔고 혹은 촛대나 초롱,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도 더러 있다.
이러한 전날의 유물은 공예품으로서 또는 민구로서 아낌을 받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번 출품한 1백95점 역시 박물관이나 개인소장에 들어있는 것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이다.
출품자는 고대 박물관을 비롯해 김기수 김동휘 석주선 최순우씨등 12명.
우리나라의 등명구는 식물성 기름에 주로 의존했기 때문에 조명 원리면에서의 발전은 적었다. 접시·종지·소항아리가 기본형이다. 그리고 동물성 기름을 굳혀 초를 만듦으로써 달리 촛대를 발전시켰다.
그래서 고등기를 대별하면 등잔과 촛대. 그러나 원리면의 발전이 없었던 대신 등잔을 올려놓거나 초를 꽂는 대에 적잖게 꾸밈이 있어 평소의 안목이 자연스럽게 나타나 있다.
출품된 등기들은 대개 이조 말기의 것이겠으나 청동기로서는 고려 것까지 소급된다.
나무를 손으로 깎아 둥근 접시를 붙인 재떨이 겸용 촛대, 신분이 다소 높은 집에서 쓰던 청동과 철제의 촛대, 앉은방이 등잔, 벽걸이 등잔, 대갓집 마루에 놓였던 좌등, 밤나들이 길을 밝히던 청사초롱, 순라꾼들이 들고 다녔다는 조족등, 그리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지닌 화촉 4점등 각종 등들이 전시되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