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정리된 후의 후련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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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웃고 있었다. 자꾸….
『상금이 얼마야?』
『13만원!』
『그럼 1만3천원 어친 마셔야겠군.』
『……….』 (소리 없는 웃음)
『아니지 우수린 떼고 10만원 어친 마셔야지….』『아뭏든 대단해, 그 바쁜 중에도 그걸 썼으니….』
웃고 있었다. 자꾸 소리 없는 웃음을….
그것은 자기만족의 웃음이었을까? 자기 모멸이었을까?
개운하다.
해를 묵혀가며 아무렇게나, 마구 쌓아놓은 다락구석의 책이랑 원고뭉치를 차곡차곡 정리하고 난후의 그런 후련함이다. 이게 내 머리 속도 조금은 질서가 잡혀갈 것인가?
아뭏든 시원하다.
당선통지서를 건네주며 애써 웃음을 감추던 아내의 얼굴이 으례 기억되어질 것 같다.
선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약력>
▲1943년 경북 포항태생 ▲68년 영남대졸 ▲68년 문공부연속방송극당선 ▲70년 기독교 방송신춘단막극당선 ▲라디오·TV방송극 다수 ▲주소=서울 성동구 신당동58의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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