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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금까지 일본에서 행해졌던 재일한국인 2세교육이 시설·교지·교사·비품 등 모든 점에서 기준에 뒤떨어져 일본서 학력인정을 해 주지 않아 학생모집에도 애로가 많다고 한다.
본지특파원의 현지 「르포」(기보)에 의하면 경도한국학교의 경우 중학교입학생이 8명밖에 안되는 한심한 실정으로 73학년도에는 신입생이 없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다.
현재 60여만 재일한국인 중 13만7천4백19명의 학생이 있는데 이중 민단계 학교에는 겨우 3·5%인 4천8백36명이 취학하고 있을 뿐 나머지 70·5%는 일본계 학교에, 26%는 기타학교에 취학하고 있으며 한국학교 취학생들도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여학생이 많은 실정이라고 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국민학교와 중등학교는 의무교육인데 의무교육과정을 이수시키면서도 학력인정을 받지 못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면 자격시험을 쳐야 하고, 취직을 하려고 하여도 학력인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급히 극복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이들 한국계학교에는 본국에서 파견되는 교사들이 있어 일본사정에 어둡고 기간만 채우고 돌아가는 무성의한 교육을 실시하는 경향조차 없지 않다 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운동하여 일본에 파견근무하는 본국파유제도는 재고되어야 할 것이요, 현지교장에게 자유재량권을 주어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사실이지 재일한국인교육은 한국민교육인 동시에 사는 곳인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생활능력배양을 위한 교육이어야 하겠다. 따라서 재일한국인들을 한국인학교에서 교육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가도 재고하여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조총련계에서 민족교육을 내세워 수많은 학교를 세워 재일조총련계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한국학교를 두어 한국인학교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러한 조총련의 활동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며, 의무교육은 일본계학교에서 하게 하고 특수교육만은 한국학교에서 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현재 한국학교는 동경만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 뿐 다른 곳은 운영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이들 학교들이 대부분 초등교육과 중등교육만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경향을 지양하여 유치원교육과 대학교육, 성인교육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민족의식을 앙양하고 재일한국인 운동의 지도자육성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고등학교나 대학교육이 필요한 것이요, 초등교육과 중등교육 일본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지 않을까 한다.
일본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성인층을 위해 마련한 35개 한국교육문화「센터」는 31개 한국학원과 1백17개 강습소를 열고 현재 약5천명을 주1, 2 교육하고 있으나 이 노력보다는 일본계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적은 우수하나 돈이 모자라 진학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무료취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나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조총련계의 조선대학에 대항하기 위한 한국대학의 설립이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고, 여기서 재일교포의 지도자 양성과 각 교육기관 교사양성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또 복강총영사관 관할인 서부지구의 「민족교실」을 이용한 통신교육도 효과가 많다고 하는바 이를 일본 전국에 보급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할 것 같다. 재일본 한국인교육에 일대혁신이 있어 민족교육과 일본생활교육이 병행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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