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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친구를 사귈 때|미 소아과 의사 「스포크」 박사의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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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린아이들은 대개 3∼4세가 되면 처음으로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때 같은 또래의 천구들을 잘 사귀게 되는가 그렇지 못한가에 따라 어린아이들의 사회 적응도와 자신감이 크게 달라진다.
미국의 저명한 소아과 의사 「벤저민·스포크」 박사는 어린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때 부모들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처음으로 부딪치게 되면 어린아이들은 우선 충격을 받게 된다.
이제까지 자신들을 둘러 싸왔던 부모의 태도와 달리 난폭하게 떼밀거나 말도 없이 장난감을 뺏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친구와 사귄 경험이 없는 어린아이가 이와 같은 놀라움을 가능한한 빨리 극복하고 우정을 갖는 기쁨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는 부모가 어린아이를 대해 온 태도에 달려 있다.
주고받는 관계에서 자녀를 대해 왔다면 그 아이들은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지만 응석받이로 키워 왔다면 시간이 걸린다.
되도록 일찍부터 어울려 놀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데 친구를 쉽게 사귀는 어린아이는 자신감에 차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아이는 자신감을 잃게되어 최초의 좌절을 겪게 된다.
우정이란 어린이 사회에서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므로 근본적으로 사람이 사회적인 존재라는 자세에서 출발된다. 이 출발은 부모가 유아 시절 어린아이에게 미소를 던지고 이야기를 건네면 훨씬 쉽게 이룩된다.
한살난 어린아이가 낯선 사람을 한동안 쳐다본 후 친밀감을 느끼면 장난감을 내민다 거나 두살박이 아이가 다른 아이 곁에서 놀이를 하는 행동은 모두 우정을 나타내는 신호이다. 그러다 6∼8세가 되면 아이들은 어른들과 떨어져 바로 놀이를 하려든다. 이것은 어른에게서 독립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행동인데 이 나이에는 같은 환경과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들은 한데 뭉치고, 조금이라도 틀린 점이 있거나 어울리는 기술을 갖지 못한 어린이는 외톨이로 남게 되는 시기이다.
어린아이가 쉽게 다른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하기 위해 부모는 애정 표현을 적절히 해야한다. 드문 일이지만 자녀를 키우는 것을 의무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아 미소도 띠지 않고 이야기를 건네지 않는 태도는 가장 좋지 않다.
또 대개 첫 아이에게는 지나친 애정 표현을 하기 쉬운데 이것은 아이를 자기 중심으로 만들게되며 『다칠라, 올라가지마』 등 지나치게 걱정을 하며 키우면 그 아이는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기쁨보다는 자신의 안전에만 관심을 쏟게 된다.
그리고 아이의 재롱을 다른 사람 앞에서 자랑하기 위해 『이름이 뭐지?』『춤을 춰봐』 등 늘 추켜세우며 키우면 아이는 함께 놀 생각보다는 자신을 내세우는데 신경을 쓴다.
그러므로 학교에 입학하기 전 까지는 놀이나 친구를 사귀는데 어린아이에게 너무 간섭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애정 표현을 해가며, 걷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이 노는 장소에 가끔 데리고 나가도록 한다. <미 「레드·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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