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를 취직시켜「방값」받자|스웨덴서 「호텔감옥」안 싸고 찬반양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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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감옥」이라면「프랑스」대혁명 때의「바스티유」나 제정「러시아」때의「페데르부르크」요새 감옥 등 으시시한 붉은 벽돌집을 연상하는 게 우리들의 상식.
고대「바빌로니아」가 감옥이라는 고약한「아이디어」를 창안한 이래『가장 천국에 가까운 것』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이름뿐인 감옥』은 쉽게 말해서 일종의「호텔」이를테면 죄수는 손님이고 간수는 「호텔·보이」라는 식이다. 처음「바스테라스」시의 이런 구상이 공개되자「스웨덴」의 일부 법률가들은 마치 천지개벽이라도 된 듯이 법석을 떨었다.『실험도 좋지만 정도문제 아니냐』『자칫하다간 간수가 죄수한테 「팁」받기 위해 굽실거리는 꼴을 보겠다』는 등 갖가지의「상식적인」반론을 내세워 혁신적 개혁의 봉쇄에 총력을 경주한 것.
하지만 이 쇄신 안을 밀고 나가는「바스테라스」시 측도 막무가내로 나왔다. 이들의 주장인즉『범인이라고 천성이 나쁜 건 아니니까 감옥이 해야할 일은 이들의 비뚤어진 성격을 고쳐 주는데 있다』는 소위 교육형 주의.
「바스테라스」시 측의 이와 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이에 호응하는 학자·법률가들도 줄을 이어 나타났다. 감옥을『범죄자를 골탕 먹이는 곳』으로 여기는 사람과『착한 사람으로 고쳐 주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대논쟁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바스테라스」시의『「호텔」감옥 안』의 완승. 이들의 고집도 고집이지만 계획자체가 너무나 완벽해서 일반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쇄신 안에 의하면 죄수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감방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이들은 감옥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있는「틸버가」목재회사에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출퇴근하면서 일을 하게된다.
임금도 물론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서 이들은 주5일 노동에 평균 1천3백「크로네」(한화 10만8천원)의 월급장이가 되는 것이다.
한데 이쯤이면「혁신」은 될지언정「일대혁신적 개혁」이라고까지 추킬 것은 없겠는데「바스데라스」시는 여기에다가 한술 더 떴다. 즉 죄수들이 어엿한 고소득층인 점을 내세워 죄수들에게 감옥의 방값과 밥값을 받겠노라고 선언한 것.
「바스테라스」시의 얘기로는 방값·밥값에 철마다 새 옷을 장만하더라도 월3만원 이상을 저축할 수 있으니까『결코 착취라고는 할 수 없다』고 정색한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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