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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모하는 미 여자대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국의 각 여자대학은 이제까지 모범적인 가정주부를 교육한다는 목적아래 학생들을 교육시켜왔다. 이런 교육방침에 따라 졸업생들의 대부분은 판에 박은 듯 똑같이 가정주부가 되었지만 오늘날은 여자대학의 교육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 여성지도자, 남녀동등권자와 여권신장론자까지 배출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여자대학 변화 중 가장 심한 것으로 대학의 수를 꼽을 수 있다. 지난 66년 2백83개이던 여자대학의 수는 점점 줄어 71년 현재 고등교육「리스트」에 올라있는 수는 불과 1백63개뿐이다.
5년 동안 없어진 1백20개 대학 중에는 여자대학에서 남녀공학으로 바꾼 곳도 있고 남자대학과 통합한 곳도 있지만 30개 이상의 대학이 문을 닫은 것이다.
이처럼 여자대학은 문을 닫거나 남녀공학으로 바꿔야 할 위기에 처해있는 셈인데 몇몇 남아있는 여자대학이 전보다 규모가 커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7개 명문여자대학인 「웰슬리」, 「스미드」, 「마운트·흘리오크」, 「휘튼」, 「래드클리프」, 「버나드」대 등의 총 학생수가 66년 1만1천 여명에서 70년 1만2천2백 여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여자대학들은 때로 여성해방운동에서「힌트」를 얻어 학생 수를 늘리고 학교규모를 확장하는「캠페인」을 벌인다. 또 고등학교의「카운슬러」교사들에게 여자대학의 잇점을 설명하고『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의 모순을 겪지 않고 어느 곳에 가면 똑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 그곳은 여자대학이다』『남녀공학의 대학에서는 아직도 남학생만을 주요교육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여학생을 단지대학의 재정상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밝힌「팸플릿」을 보내기도 한다.
한편 여자대학을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남녀공학으로 바꾸면 훨씬 운영비가 적게 들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적은 수의 여학생을 받아들여서는 별로 운영비 부담이 적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대에 부닥친다.
이보다는 여자대학에 입학한다고 하여 남성지배의 사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게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다 타당성 있는 남녀공학의 주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여자대학을 입학해도 언젠가는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 부딪치게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여자대학에서는 주말에 남성과 접촉하게되므로 부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버나드」대의 영어학 조교수인 「스팀슨」여사는『여자대학에서 공부하게 된 것이 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꼭「리더」가 되지 않더라도 다른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주말에도 반드시 외출을 하지 않아도 되고 공부에 신경을 쓰게되고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
여자대학의 강점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여자대학에서 혜택을 받는 것은 학생만이 아니다. 여성으로 교수가 되는데 일반대학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남녀공학의 대학 교수 중 여성이 5.5%인데 비해 여자대학의 교수는 33%이다. 여성으로 총장·학장은 드물지만 7개 여자대학 중「웰슬리」여대에는 남자교수보다 여자교수가 많고「버나드」대학도 평 교수는 여자가 더 많다.
그러나 대학교육을 받고 있는 여학생 중 여자대학 재학생은 3.8%에 지나지 않으므로 현재의 교육방법을 다른 것으로 택하고 많은 여성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고「포드햄」대의「미리엄·케이퍼」학장은 말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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