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문수 지사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마땅히 할 일 했다”

중앙일보

입력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6일 여의도웨딩컨벤션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한센인 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나서야 마땅한 일을 했습니다. 제게 희망과 아름다움을 보여준 여러분들에게 더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떨린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전국 2만여 한센인들이 복지 향상에 힘써준 김 지사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 상패와 꽃다발을 받아든 김 지사는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는 한센인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김문수 지사가 5일 저녁 여의도웨딩컨벤션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한센인 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센인 대회는 사단법인 한국한센총연합회(회장 이길용) 주최로 1년간 한센인의 권익과 복지 향상에 공헌한 사회 인사를 선정해 시상하는 자리다. 김 지사는 행복학습마을, 자립기반 조성, 주거환경 개선, 산업단지 조성, 의료지원 등 한센인을 위한 맞춤형 사업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2008년 경기북부 연천과 포천 등 최전방 산기슭에 모여 사는 한센인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들이 일하는 무허가 염색공장에서는 온갖 폐수가 그대로 흘러나왔고, 불법 연료를 써 주변은 오염 물질로 가득했습니다.”이날 400여명의 한센인 앞에 선 김 지사는 벅찬 표정으로 첫 만남을 회상했다.

김 지사는 “단속을 위해 들이닥친 것으로 생각하고 경계의 눈빛을 보내는 그들에게서 저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봤다. 자살률이 세계 1위인 우리나라는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도 툭하면 죽으려 한다. 그런데 여러분은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계셨다”며 말을 이었다.이어 “고향을 떠나 가족과 떨어져 지독한 외로움과 싸우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쓰던 여러분을 보며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크게 단속하지 않고 못 본 듯 방치하는 게 돕는 것이라고 말하는 직원들을 설득했다”며 “여러분을 돕는 것은 대한민국 공무원이 제일 먼저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길용 한국한센총연합회장, 김성주·전정희·김춘진 국회의원 등 내빈이 대회를 축하하는 케이크를 자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지사는 또 “아무도 살지 않는 최전방 산 속에서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한센인들이 삶의 의지를 놓지 않는 한 경기도는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며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회와 정부도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수상 소감을 경청하던 한센인들은 간간이 환호성과 박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김 지사가 단상에서 내려서자 여러 명이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했다. 김 지사는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 촬영을 하고 눈을 맞췄다.이날 양평 소록마을에서 온 이근종(62) 씨는 “모두 외면하던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준 매우 고마운 분이다.

난방이 되지 않아 춥기만 했던 집을 새로 짓고, 축사를 마련해 송아지까지 넣어줘 일하며 살 수 있었다”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열심히 생활하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한센인 사랑은 매우 각별하다. 2008년 김 지사가 한센인촌을 처음 방문한 이후 경기도는 포천 장자마을, 연천 다온마을, 남양주 성생마을, 양평 소록마을 등 도내 한센인촌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사업이 추진돼 왔다.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염색공장들을 산업단지 조성으로 합법화하고, 행복학습마을을 만들어 교육받지 못한 한센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

전국 최초로 ‘한센인 맞춤형 의료지원사업’을 시행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도내 한센인들에게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김문수 지사와 함께 복지부문에서는 보건복지부 국립소록도병원 국승훈 사무관, 정희용 하동군 보건주사가, 보건부문에서는 노춘승 전북도청 보건의료과 직원, 언론부문에서는 김형진 AP통신 기자, 홍보부문에서는 김도현 KBS 한국방송 성우 등이 수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