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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석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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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을을 장식하는 붉은 보석』으로 표현되는 석류는 가을에 따는 과일 중 왕자 격으로 널리 사랑을 받는 과일이다. 서양에서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는 예부터 석류를 최고의 과물로 여기고 있다. 이유는 석류가 생명의 충일을 상징하는 과일이라는 것이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 지방이다. 동양에 소개된 것은 서기 2세기께 한나라 때 장건이라는 사람에 의해서라고 전해진다.
석류는 석류 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의 열매로 가을에 완전히 익으면 과피(꽃받침)가 불규칙하게 벌어지면서 선홍색의 작은 다면체의 종자가 빈틈없이 드러나 보이는 특성을 지닌다. 봄에 빨간 꽃을 피우므로 퍽 아름답다. 그래서 열매는 맺지 않고 아름다운 꽃만 피게 해서 관상용으로 삼는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이른바 꽃 석류로 불리는 것으로 사계류(춘하추도 꽃이 피는 것), 화석류(꽃이 불과 같이 새빨간 것), 병자석류(꽃이 떡만큼 커다란 것), 중대석류(화판이 누대와 같이 우뚝 일어난 것), 해석류 등이 있다.
식용으로 이용되는 석류는 맛이 단것과 신 것 2종류가 있다. 지중해 연안의 남 「유럽」지방에서는 석류를 대대적으로 재배해서 과즙을 「시럽」이나 석류주로 이용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도시에서는 거의 보기 힘드나 가을철 시골에 가면 담장 너머로 붉게 벌어진 탐스러운 석류송이들을 볼 수 있다.
석류는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알칼리」성 식품. 그러나 아직 식품으로서의 가치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석류는 식품으로서보다는 오히려 관상용이나 약용으로 사람들의 총애를 받고있다.
한방에서는 석류의 탁월한 약효를 인정, 구충약으로 이용한다. 실제로 석류를 비롯해서 석류나무의 뿌리와 가지의 껍질에서 촌충의 구제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는 「알칼로이드」의 일종이 검출되고있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석류의 과피는 편도선염과 인후염에 특이한 효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석류 한 개를 1백∼2백㎖의 물에 넣고 끓여 양치질을 하면 좋다고 권고한다.
중국에서는 결혼식 때 연밥과 함께 석류를 상에 꼭 올려놓는 습관이 전해지는데 이는 생명의 충일과 자손만대의 번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와는 다른 의미이지만 「그리스」신화에서도 석류를 결혼생활의 상징으로 여기고 이것을 먹은 부부는 영원히 서로 헤어지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네 농촌에서도 중추가절에 게와 함께 석류를 먹는 풍습이 전해지는 것은 석류를 아주 귀중한 과일로 여긴 중좌이다. 그러나 석류의 영양학적인 가치가 확인되지 않은 것은 퍽 아쉽다.<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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