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투시할 주체적 교육을|교육 이념 확립을 위한 두 학술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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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떤 인간을 길러 낼 것인지에 대한 목표 부재는 한국 교육 부실의 원인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연회 (13일·시민 회관) , 「심포지엄」 (14일·연세대)등을 마련한 한국 교육 개발원의「교육 이념과 목표 확립을 위한 학술 대회」는 그런 점에서 일반의 관심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교육 현장에서 내면화시킬 뚜렷한 이념이나 구체적 목표가 없기 때문에 한국 교육은 사회는 물론, 교육 체제 자체와도 ?되고 있다면서 미래를 내다보고 급변하는 시대 상황이 반영된 주체적 교육 목표 정립이 시급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강연회>
과거 현재 미래를 일관하는 교육목표를 모색했다. 「민족문화와 주체적 교육」 을 말한 박종홍박사 (대통령 특별 보좌관) 는 『새 역사를 창조한다는 입장에서 민족문화 창조의 찬란한 얼을 계승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가르치고 한국인이 제구실하게 육성하는 교육이 곧 주체적 교육이라는 박 박사는 민족문화의 숭상이 곧 세계에의 고립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변천하는 세계 속에서의 한국과 교육의 과제」를 다룬 김상협 박사 (고대 총장) 는 3가지 측면의 교육적 과제를 제시했다. 즉 첫째, 한반도를 둘러싼 미·소의 양극 체제가 사강 체제로 바뀌면서 한국은 이제 특정 강대국의 후견만 받고 자랄 수 없게 되었다. 의존 일변도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자체 역량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실력을 기르고 자주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한국은 이제「반공의 최전방」이 아니다. 사강이 교차하는 중심이며 완충 지대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절반 개방 사회」는 「완전 개방 사회」를 전제한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셋째, 통일을 전제한 교육이 요구된다. 통일은 지금까지의 공간 회복이 아닌 새 역사 창조의 방향으로 가능하다. 자유 복지 사회를 지향하면서 교육은 이를 촉진시켜 나갈 때 이 질적 체제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미래의 한국 사회의 교육적 과제에 대해 정범모 박사 (서울대 사대) 는 이를 4가지로 요약했다. ①교육에 대한 수요의 계속적 팽창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적 준비, 다양한 배경과 능력의 교육 인구를 흡수할 내용과 방법상의 개혁이 필요하다 ②교육 내용의 다양화와 양적 팽창은 교육력의 효율성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③변화와 대결할 수 있는 인간을 육성하고 그런 두뇌를 교육은 구축해 나가야 한다. ④미래는 가능성의 풍요라는 차원으로 종합 할 수 있다. 가능성의 풍요는 인간 스스로 결정해야 할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 미래와 대결하는 교육은 의사 결정의 지혜와 능력을 길러 줘야 한다.

<「심포지엄」>
5개 생활 영역에서 일반 교육 목표를 모색했다. 영역별 발표에 이어 제1분과(정치·법률·국방과 통일) 제2분과(경제·과학과 기술·자연 환경과 자원) 제3분과(도덕·종교·예술) 제4분과 「커뮤니케이션」·가족 관계· 지역 사회 생활) 제5분과 (건강과 안전·정신 위생· 가족 계획) 등으로 묶어 협의회를 가졌다. 각 분과별 협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제1분과=시대 상황의 교육 내용에의 반영이 강조 됐다. 책임감 있고 분석적·비판적 능력자를 이상적 국민장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을 둘러싼 국제 및 국내 정세의 급격한 변화는 교사들에게 반공과 통일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교육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갈등 상태를 시급히 해결하여 교육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제2분과=환경 존중의 교육관 실정이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행복만 약속하지는 않는다. 인류는 자기 붕괴를 자초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교육은 한국적 자연관을 강조해야 하며, 한국의 자연 환경은 교육 내용에 구체적으로 지적되어 다루어져야 한다.
▲제3분과=주체성과 창의성, 그리고 미래지향성에 바탕을 두고, 우리 것을 찾으며 전진하는 교육이 되도록 하자는 큰 테두리를 제시했다.
▲제4분과=주체성의 확립이란 교육목표를 두고 전통과 근대간의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조화적이고 전면적인 인간을 형성하는 것으로 정리되었지만, 한국의 가족 관계, 지역사회 등을 서구적 기준에서 분석하고 세우는 교육목표는 「한국적」 일수 없다는 의견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 가정의 다원화된 생활 원리를 서구식의 일원화된 생활 원리에 비추어 판단한다든지, 자연 발생적이고 역사적 시간성이 내포된 한국 「자연 촌」을 서구의 지역 사회와 같이 취급하여 교육목표에 반영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 목표의 선정은 너무 이상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한국적 현실과 전통의 규명은 앞으로의 과제로 부각되었다.
전통과 근대가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나온 교육 목표는 ①주체성의 확립 ②공동체 정신의 함양 ③조화적이고 전면적인 인간성 ④사회 정의 실현 ⑤합리적 정신 ⑥보편적 공공성 ⑦생산적 생활 능력 등이다.
▲제5분과=새로운 개념의 「군사부일체」 교육 이념을 모색하자는 문제가 재기되어 관심을 끌었다. 「교회· 학교· 가정」 이 일체가 될 수 있고 그리고 이3 기관이 통일된 교육의 이념과 목표를 가질 때 효율적인 교육과 건강한 인간 형성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각각이 단절된 오늘의 한국 교육 풍토는 교육적 낭비 뿐 아니라 피교육자에게 갈등만 안겨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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