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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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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0월은 색채의 달이다. 하늘은 씻은듯이 맑아지고, 자연도 온통 녹색의 옷을 벗는다. 점두의 과일들 마저 눈부신 주홍빛으로 바뀌나.
10월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것은 자연뿐이 아니다. 곳곳에서 열리는 향토 문화제들은 토속적인 원색의 향연, 이룬다. 회색의 공해도시 서울에서 열리는 국전도 빼놓을 수 없는 색채의 행사다. 마치 수다스럽고 번거로운 일상의 말(어)들이 모두 아름다운 빛깔로 회화화 하는 것 같아 주위가 한결 정숙해 지는 느낌이다. 「프랑스」사람들의 「유머」한 토막, 「파리」엔「루브르」미술관과 「루브르」백화점이 있다. 명화 「모나·리자」가 「루브르」미술관에서 도난을 당해, 세상이 술렁거릴 때의 일이다.
「파리」 가두에서 어떤 귀부인과 화상이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모나·리자」가 뭔데 이렇게 소란을 떨지요?』
『「조콘다」의 그림이 아닙니까?』
『「조콘다」란 뭐죠?』
??????????
『「레오나르도·다·빈치」는 또 뭡니까?』
『부인께선 「루브르」에 가보신 일이 없으십니까?』
『무슨 말씀을….방금 이 옷을 사러 거기를 다녀오는 길인데요.』
「파리」의 귀부인 중에 때로는 이런 「문화시민」도 있는가 보다. 미소를 자아낸다.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도시의 「길드」 미술가들은 왕후·귀족 또는 부유인들 만을 위해 그림을 그려 왔다. 하지만 「길드」조직에 들어있지 않은 가난한 화가들은 살길이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작품을 가두나 시장 혹은 축제가 열리는 광장의 한구석에 늘어놓고 고객의 눈길을 모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회장에 미술품을 내놓고 무명의 감상 객이나 구매자들에게 보여주는 전람회의 기원이 되었다. 예술의 민주화라고나 할까.
????????? 회화 취급소, 1640∼64년 「위트레히트」(화란의 도시)의 「길드」전 등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길드」전은 배타적이고 형식적이어서, 그후 1667년에 「J·B·콜베르」가 독립된 개인전을 열어 오늘날과 같은 번다한 전시회로 발전했다. 미술이 하나의 오락이나 유희에서 벗어나 시민의 예술로 무한한 세계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과의 그 자유분방한 대면에서 비롯되었다.
오늘날, 자연을 노래하듯이 채색한 인상파, 「살바도르·달리」처럼 긴장과 각성을 주는 초현실적 그림 등, 그 다양한 「빛깔의 시」들을 감상하는 우리의 즐거움은 여간 소중하질 않다.
이 어수선한 세태 속에서 「균형」과 「순수」와 「정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미술전들은 바로 이 10월에 있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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