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3호도 고장 … 원전 23기 중 7기가 멈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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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원자력발전소 한빛 3호기(100만㎾급)가 4일 오전 8시45분쯤 터빈발전기 고장으로 멈췄다. 지난달 28일 고리 1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한 지 6일 만이다. 올 들어 원전 가동이 고장으로 중단된 것은 이번으로 일곱 번째다. 이 때문에 최악의 한파가 예보된 올 겨울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빛 3호기의 고장으로 23기의 원전 가운데 부품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케이블 교체 작업을 하고 있는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 예방정비 중인 한빛 4호기를 합쳐 7기가 전력생산을 중단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원자로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터빈발전기의 고장만 수리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 없이 정상 가동할 수 있다”며 “정비 기간은 10일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고장을 일으킨 한빛 3호기는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 균열 때문에 정비를 거쳐 올해 6월 재가동됐다. 6개월 만에 또 고장이 난 것이다. 지난달 가동을 멈춘 고리 1호기도 76일간 예방정비를 받고 10월 5일 발전을 재개했다가 53일 만에 가동 정지됐다.

올해 가동을 멈춘 원전은 모두 7기다. 이들 가운데 고리 1호기는 정비를 받은 지 하루 만에, 한울 5호기는 19일 만에 멈추는 등 4기가 정비를 받은 지 두 달 안에 다시 고장을 일으켰다. 부실 정비·점검 논란이 이는 이유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력공급은 7890만㎾로 떨어졌다. 올 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8100만㎾로 예측된다. 원전의 잦은 고장 때문에 자칫하면 겨울철 대정전(블랙아웃)이 현실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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