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도중 강도 파출소장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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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8일 하오10시10분쯤 서울 성동구 신당1동14 중앙시장안 대성상회(주인 이원길·60)에 권총과「카빈」대검을 든 2인조 강도가 침입, 현금 86만8천9백원을 빼앗아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성동 경찰서 요원파출소장 이병원 경위(41)를 대검으로 찔러 숨지게 했다. 범인들 중 이 경위를 살해한 강준희(38·서울서대문구 연희동182)는 시장경비원과 격투 끝에 현장에서 잡히고 권총을 들고 달아났던 송희경(35·성북구 상계동65의27)은 19일 상오 4시15분쯤 상계동 자기 집 지붕 위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주범 송은 실직이 된데다 빚에 쪼들려 한때 자살을 기도했으나 실패, 친구인 강과 모의, 한탕 털기로 범행을 하게됐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을 살인 및 특수강도혐의로 구속했다.
범인 강과 송은 18일 밤10시쯤 술을 약간 마신 다음 고추장수 김태선씨(50·경기도 이천군 장호원읍 노탑리 272의7)가 돈 뭉치를 들고 대성상회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뒤를 따랐다.
이들은 약5분 동안 앞에서 머뭇거리다 송은 미리 준비한「리벌버」권총을, 강은「카빈」대검을 들고 열려진「셔터」를 통해 점포로 들어가 숙직실방문을 열어 젖히며 『방금 가져온 돈 뭉치를 내놓아라』 고 고함쳤다. 이때 숙직실 안에는 김씨 등 화주3명과 이웃 명신 상회 점원 정문택군(l9)등 4명이 있었다. 강이 정군과 김씨의 얼굴을 칼로 찌르고 이불 밑에 감춰둔 돈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때 정군이『도둑이야』하고 뒤쫓고 신고를 받고 나온 이병원 경위가 시장경비원 박윤택씨(33)와 함께 이들을 뒤쫓기 시작했다.
이들은 약30m를 추격, 박씨가 광희국민교 입구 골목길로 접어드는 강의 목덜미를 잡고 격투를 벌인 끝에 현금봉투와 대검을 떨어뜨린 강을 잡아 뒤쫓아온 이 경위에게 인계했다. 강은 수갑도 차지 않고 이 경위에게 끌려가다가 광희국민교 앞을 지날 때 옷 속에 감추어 두었던 또 다른 대검으로 이 경위의 왼쪽가슴을 찔러 쓰러뜨렸다. 이때 경비원 박씨가 다시 덮쳐 달아나려는 강을 붙잡았다.
이 경위는「메디컬·센터」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범인 송은 성동고교 골목길로 청계천 5가까지 나가 시내버스를 타고 상계동 자기 집으로 가 지붕 위에서 밤을 새우다 형사대에 다시 검거됐다.
경찰은 송의 집 이불 속에서 권총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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