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12째 딸이 말하는 대문호의 편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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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작가 「레오·톨스토이」(1828∼1910년)의 13명의 자녀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알렉산드라·톨스토이」(88)여사가 최근 그의 부친에 대한 생생한 회고담을 털어놨다.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 등 명작을 완성한 후에 그의 12번째 딸로 태어난 「알렉산드라」여사는 17세 때 아버지가 가장 신임하는 비서의 일을 맡게 되었고 「톨스토이」가 82세를 일기로 폐렴으로 객사했을 때 임종을 지켜봤다고 한다.
1929년 고국을 떠나 잠싯동안의 방문을 위해 일본에 도착한 「알렉산드라」여사는 단 50「달러」만 가진 채 미국으로 건너갔다.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던 그녀는 여생을 백계「러시아」의 망명자들을 돌봐 주고 「톨스토이」재단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보존하는데 이바지 해왔다.
43년 동안 미국에서 지내고있는 그녀는 관절염 때문에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데 말은 하지 않으나 「러시아」를 몹시 그러워 하고 있고 특히 「러시아」사람들과 「러시아」풍물을 무엇보다 그리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는 어떤 작품이 최대의 작품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평범한 서민·농민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하는 「알렉산드라」여사는 『아버지는 채식주의자며 평화주의자였지만 옆 사람의 머리에 모기가 앉으면 사정없이 모기를 손으로 때려죽였다』고 술회했다.
미국의 타자기 회사가 「톨스토이」에게 선사한 「레밍턴」타자기로 아버지의 작품을 베꼈다는 그녀는 『항간을 굉장이 넓게 띄워놔도 아버지는 그 타자기에 조그만큼의 여백도 남지 않도록 새까맣게 고쳐쓰곤 했다』고 회상했다.
「알렉산드라」여사는 또 한사람의 망명자인 「타티아나·샤우퍼스」여사와 30년 이상이나 함께 살면서 같이 일해오고 있는데 33년전 설립한 「톨스토이」재단을 통해 2만3천명의 「러시아」난민을 정착시켰고 2차대전 후에는 수만명의 「러시아」인들을 소련으로 강제귀국 시키려는 소련의 기도를 저지하는데 진력했다.
이미 3권의 회고록을 낸 바 있는 「알렉산드르·솔제니친」의 작품을 포함하여 최근의 일에 관한 것이면 무엇이라도 읽는다고 말하고 『그러나 「솔제니친」은 옛날 말을 잘못 쓰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스탈린」의 딸 「스베틀라나·알릴루예바」여사가 그의 저작료에서 5만「달러」를 「톨스토이」재단에 기증했는데도 「알렉산드라」여사는 「스베를라나」여사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아마도 결혼·이혼 등의 불투명한 생활태도 때문인 것 같다.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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