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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한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옥류관>
한옥 식 궁전 양식으로 된 평양제일의 냉면식당이자 연회장인 옥류관은 시내의 모모 한 건물들이 그렇듯이 처마 끝에서 지붕 끝까지 전구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내부는 빨간 융단으로 단장되어 있었다.
하오 8시 넘어 시작된 이날 옥류관 2층 대 연회장에는 3백50명 가량이 참석했는데 한적 대표단과 보도진 이외에 30명 가까운 외국기자와 북한의 각종 정치·사회단체의 요인들이 초대됐다. 이들은 약 40개의 원탁에 나뉘어 둘러앉아 칠면조구이, 전복 냉 죽, 삼색나물, 신선로, 갈비찜, 빠질 수 없는 평양의 명물 냉면 등 다채로운「메뉴」의 만찬을 나눴다.
냉면은「메인·코스」가 아니라서 작은 공기에 담겨져 나왔다.
「테이블」마다 북한 여성이 한 두 명씩 끼어 앉도록 마련돼 이날의 화제는 만찬회로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는데 각양각색으로 어느「테이블」에서는 영화배우가 서울에서 온 기자와 무대예술과 영화에 관해 화제의 꽃을 피웠고, 또 다른 자리에서는 북한기자들이 적십자회담의 성공을 돕기 위해서 한국기자들이 종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어야 하겠다고 심각한 부탁이 전달되기도 했다.
예술인과 학계인사도 참석한 이 만찬회에서 26세쯤 되어 보이는 여배우 이경희는『1년에 6편 정도 영화에 출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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