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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과 가재도구 손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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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엄청난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고 앞으로 연쇄적으로 닥칠 전염병이나 건물붕괴를 미리 막기 위해 이번 호우를 겪은 곳에선 재빠른 뒷수습을 서둘러야할 것이다. 특히 2, 3일씩 침수된 지역은 자칫 잘못 판단하여 더 큰 피해를 부르기 쉬우므로 침착하게 정확한 지식으로 수습에 나서야 할 것이다. 수해의 뒷수습으로는 우선 파괴된 부분의 복구,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 예방책을 아울러 계산해야할 것이며 또한 전염병 등의 예방을 위한 가족위생의 문제를 강구해야 된다. 수해 뒤의 집안손질과 갖가지 침수물품 처리, 그리고 소독에 대해 주택전문가 박관우씨, 예방의학의 권숙표 박사(연세대)와 전기기구·피혁제품·세탁소 등의 전문가들에게 들어본다.

<주택>
▲기초공사=마당이 팬 곳은 부토를 기초까지 흙이 올라오도록 덮어두고, 축대가 무너진 곳에도 흙이 씻겨 내려간 것보다 더 높이 올려주어야 한다. 지반이 약한 곳이 드러나거나 물기가 잘 빠지지 않을 경우 마당에 깊이1m50cm 너비50cm되게 파서 자갈과 모래를 다져 넣어둔다. 이렇게 하면 땅 밑의 물기가 모두 이곳으로 스며들어 지반이 튼튼해진다.
축대의 아랫부분에서 물이 새는 곳이 있으면 여기에 토관이나 대나무 통을 꽂아 배수역할을 시켜야한다.
▲상하수=상수도의 경우 곳에 따라 불순물이 나오기 쉬우므로 수도를 틀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용한다. 하수구는 침수되지 않은 지역이라도 일단 파헤쳐 공사를 해야 안전하다. 하수구 2m간격으로 1m씩 파서 판 부분에 전보다 더 큰 관을 새로 파묻으면 막힌 흙이 씻겨 나갈 수가 있다.
▲벽·지붕=침수된 흙벽이나 회를 바른 벽은 새로 발라야한다. 그냥 얼룩만 진 벽은 그대로 두면 곰팡이가 핀다. 「알콜」을 걸레에 적셔 닦아내면 습기를 말리는데도 효과가 좋다.
지붕은 기와일 경우 아직 마르기도 전에 올라가면 오히려 기와를 상하게 한다. 충분히 마른 뒤에 점검하여 수리를 하도록.
벽지는 온돌도 마찬가지지만 현재로는 영구적인 것을 할 필요가 없다. 침수된 가옥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1년 정도 걸리게되므로 내년 여름에 새로 할 것을 예상하고 벽이 대강 말랐을 때 도배를 한다.
▲온돌=장판지를 봐서 2mm정도의 금이 2m 이상의 길이로 3개 이상 났을 때는 온돌장을 들어내고 새로 갈아야한다. 온돌고래에 물이 괸 상태에서 흘러 넘칠 때는 물을 퍼내면 고래 벽이 무너지고 구들장이 내려앉기 쉽다. 이때는 물을 푸지 말고 기다렸다가 그냥 괸 상태로 있을 때에 퍼낸다. 장판은 온돌에 불을 때며 15일정도 말린 후에 새로 도배한다.
▲전기선=일단 전기를 점검한 뒤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두꺼비집을 열어 「퓨즈」를 내려놓고 습기를 말린 다음 다시 「퓨즈」를 올리고 실내 모든 전기를 끄고 「미터」기를 본다. 이때 「미터」기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면 누전이 된다는 뜻이므로 톱니바퀴가 섰을 때에만 전기를 사용한다.
침수된 집에서는 두꺼비집을 맑은 물로 씻어 전기 줄의 피복이 벗겨진 곳이 없나 점검한 뒤 완전하게 말린다. 그러나 전기사용은 조명등은 괜찮지만 「콘센트」는 3일정도 뒤에 써야한다.

<가구>
▲문짝=「래커」칠을 한 것은 속의 나무가 불어나 「래커」가 들린다. 들뜬 곳을 다 들어내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대강 닦은 뒤 지하실이나 창고 속 등 습기 진 곳에서 바람이 잘 통하게 하면서 천천히 말린다.
문짝 등 목제품은 절대 햇볕에 말리면 안 된다. 말리면서 「알콜」걸레로 씻으면 부옇게 뜬것이 다시 원색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때 「래커」나 「니스」칠을 한다.
▲「티크」류=「티크」가구에는 나무결의 눈에 잡티가 끼기 쉬우므로 우선 이것을 빼기 위해 중성세제로 미지근한 물에 씻어내고 역시 그늘에서 말린다.
▲응접 「세트」=「스펀지」나 밑 속이 두껍게 들어간 것이므로 오랫동안 말려야한다. 그러나 대개 나무와 함께 된 것이 많고 헝겊이 씌워져 있으므로 햇볕은 피한다. 흙탕물에 적신 것은 중성세제로 씻어내고 그늘에서 말린다.

<전기기구>
▲TV=진공관속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겉의 물기를 닦은 뒤 건조시키고 당분간 사용하지 말아야한다.
「콘센트」에 습기가 차면 합선이 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물에 완전히 잠긴 것은 아무래도 수리점에 가서 내부를 점검 해봐야 할 것이다.
▲「믹서」·「코피·포트」·전기솥=간단한 전기기구는 분해해서 말끔히 물기를 닦아 1주일정도 지난 뒤에 사용한다.
▲냉장고=일반 전기제품과 마찬가지로 일단 물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습기만 완전히 제거해주면 전과같이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정에선 부속품까지의 습기제거가 어려우므로 기술자에게 분해를 의뢰하는 것이 좋다.

<의류>
우선 색이 있는 옷은 어떤 종류라도 그늘에서 말려야 색이 바래고 얼룩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크」계통은 일단 침수됐다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모직류=흙물에 잠겼던 것은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로 씻어내고 말려 「드라이·클리닝」을 해둔다. 남자양복도 짙은 색일지라도 그늘에 말리는 것이 안전하다.
▲가죽제품=「스웨드」나 가죽옷은 물에 들어가면 뻣뻣해지며 세탁소에 가도 고치기가 어렵다. 장갑정도는 중성세제로 빨아 축축할 때 손으로 모양을 펴면 처리될 수 있다. 이때 「와셀린」이나 「콜드·크림」 등을 발라 부드럽게 할 수도 있다.

<기타>
▲「카메라」=바닷물에 들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카메라」는 한번 물에 들어갔을 때 건져서 말리면 녹이 슬어 못쓰게된다.
그러므로 물에 「카메라」를 잠기게 한 채 수리 점에 갖고 가서 그곳에서 건지자마자 기름으로 분해청소 하도록 한다.
▲시계=「카메라」와 마찬가지로 녹이 슬지 않게 해야 한다. 손목시계는 물이 들어가 3일이 지나면 못쓰게 된다. 괘종시계의 경우 태엽이 강철이므로 녹이 슬면 새로 바꾸는 값이 시계 값과 맞먹는다.
▲구두=물기를 닦은 다음 속에 신문지를 말아 넣어 모양을 바로 한 뒤에 그늘에서 말린다. 곰팡이가 나기 쉬우므로 이내 약칠을 해둔다.

<집안소독>
집 건물뿐만 아니라 음료수나 사람 몸이 균에 오염됐다고 의심해야 한다. 침수되었던 곳을 말끔히 씻어내고 말리는 일 이외에도 살충제를 뿌리고 음료수에는 「크롤르칼크」나 염소소독제로 소독한다. <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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