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통일 자신 없었던 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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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 간부들은 후임 당의장이 임명되면 당직자들이 일괄사표를 새 당의장에게 내느냐는 문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길전식 사무총장은 『당의장이 정치적인 이유로 사표를 낸 것이 아니고 신상문제로 물러난 것이므로 꼭 일괄사표를 낼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민병권 중앙위의장은 『꼭 내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새 당의장에게 재신임을 묻기 위해 일단 사표를 내야되지 않겠느냐』는 의견.
신형식 대변인은 『나는 사표를 써 가지고 다니지만 새 당의장의 뜻에 따라 당직자들이 행동통일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백두진 국회의장은 사임서를 되돌려 받은 26일에도 국회엔 나오지 않고 자택에서 쉬고있다.
마침 26일은 백 의장의 취임 1주년이기도해서 문태준 운영위원장과 선우종 원 사무총장이 축하를 겸해 백 의장을 찾았지만 한건수 신민당 부총무는 『회기 말에 백 의장 사임 권고안을 내겠다』고 공화당에 통고해 우울한 분위기의 1주년이 된 셈.
백 의장은 사임서 처리가 있던 25일엔 자택에서 정재호 비서실장으로부터 수시로 국회동향을 보고 받다가 해결소식을 들은 뒤 부인과 함께 부슬비를 맞으며 비원을 산책했다고.
백두진 국회의장의 사임서에 대한 표결대책에서 공화·신민 두 당은 모두 갈팡질팡했는데 이는 양쪽이 다 행동통일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뒷 얘기.
의원총회를 열어 표결에 참여키로 했던 신민당은 불과 몇 분 후에 퇴장전술을 쓰기로 전략을 바꾸었는데 어느 공화당 의원은 『신민당 안에서 당내 불만표시의 이탈 표가 있을 것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퇴장한 것』이라고 단정했는가하면, 신민당 의원가운데는 『공화당 안의 이탈 표를 두려워한 공화당 총무단이 일을 수월히 넘기기 위해 신민당측의 퇴장을 희망했고 신민당 원내 총무단이 이 희망을 받아준 것 같다』고 몹시 못마땅해했다.
한편 공화당측은 당초 신민당이 표결에 응할 것으로 보고 백지투표로 행동통일을 보장하려 했는데 신민당이 퇴장키로 방침을 바꾸자 뒤이어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부표를 접지 않고 던지기로 했던 것.
그래서 이런 표결대책의 변경을 들어 의원들간에는 『여야 총무 중 누구의 득이 많았겠느냐』는 손익계산이 다양하다.
『북한 부외상이 「뉴델리」와 「카트만두」를 나보다 앞서 지나갔는데 영향이 미미해 지울 그림자조차 없더라』-.
15일간 동남아 6개국을 친선방문하고 돌아온 윤석헌 외무차관은 『동남아에 나가보니 경제·기술면에서 우리를 잠재 선진국으로 평가하고있다』고 순방소감을 말하면서 『7·4남북성명과 「아스팍」의 문호개방에 특히 반응이 좋더라』고 했다.
『가장 기뻤던 일은 「비엔티앤」이나 「카트만두」같은 오지에까지 우리교포가 진출해 공항에 출영해 주던 일』이라고 전한 윤 차관은 『7·4성명 직후라 현지 언론계에서도 관심이 많아 가는 곳마다 기자회견을 했으며 특히 인도와 「버마」에서는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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