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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질병-예방치료증상 고려병원 신명희 과장에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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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요즈음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 소아과에는 설사환자들이 몰려들고 있어 의사들의 손이 부족한 실정이다. 어린이들의 이질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질은 장티푸스와 함께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전염병으로 불결한 환경이 원인이 되고 있다. 이질의 증상·치료 및 예방에 대해 고려병원 소아과 신명희 과장에게 알아본다.
이질은 쉬가균이 음식물과 함께 우리의 체내에 들어가 작은창자와 큰창자에서 번식,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발병하지만 주로 3∼7세의 소아에게 흔하며 특히 장마철에 극성을 부리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요즈음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소아과에 이질환자가 몰려드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날씨가 장마철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신 과장은 앞으로 더욱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질의 병원체인 쉬가균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때는 주위환경이 불결해지기 쉬운 장마철이다. 우중충한 날씨에 후덥지근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식욕이 떨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져 각종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어린이의 상태를 이질이 노리는 것이다.』
균의 침범이 있고 발병하기까지 잠복기는 보통 1~6일이지만 빠를 때는 수시간 후에도 발병한다. 대개는 갑자기 오한이 나고 떨리면서 열이 난다.
때때로 구토와 복통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구역, 발열, 복통, 오한 등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설사가 수시간 동안 계속된 다음 곱똥과 혈변이 나오는 것이 이질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때로는 배만 슬슬 아프다가 가벼운 설사가 지속되는 타입도 있지요. 어린이들이 이질을 앓게되면 밥맛을 잃고 기운이 없어 뵈며 설사가 심해 1시간에 4, 5회씩 변소를 왕래하는 것이 보통이다.』
신 과장이 예를 드는 이질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아무래도 이질의 특징은 설사다. 물 같은 설사에 곱이나 피가 섞여있기 마련이며 심한 경우에는 고름이 비치기도 한다. 설사가 심하기 때문에 어린이는 곧 허탈에 빠지고 만다.
단순히 배탈로 여기고 별 치료도 하지 않다가 결막염·상기도염·관절염·뇌막염 등 병발증으로 어린이를 고생시키는 예가 허다하다.
『가끔 이질환자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별 치료를 하지 않다가 경련을 잃으키는 등 뇌막염 증세가 나타나니까 허겁지겁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있어요.』부모들의 무성의와 잘못으로 공연히 어린이들이 고생하는 예가 드물지 않다고 신 과장은 지적한다.
설사가 주 증상인 병의 치료원칙은 몸밖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가 버린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환자의 절대안정이 중요하므로 가능하다면 입원시켜서 의사의 철저한 지시아래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세가 호전되면 설탕을 탄 보리차나 뜨거운 홍차를 먹인다. 수박과 즙에 소금을 약간 놓은 것도 좋다. 사과쥬스도 좋으나 사이다나 콜라 같은 것은 좋지 않다. 식사는 처음 죽으로 시작해서 차차 끓인 우유, 크래커, 토스트, 반숙, 생선, 잘 다진 쇠고기 등으로 바꾸어 준다.
전염병이 다 그러하지만 이질도 환경위생만 유의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이질균을 옮기는 파리를 잡고 집 주위를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들로 하여금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위생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편식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감소시키므로 음식을 골고루 먹는 버릇도 길러 주어야 한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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