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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해, 배웅'해' 볼 곳, 맞이'해' 볼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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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을 호기롭게 떠나보내고 새것을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항시 이맘때면 누구나 한번쯤 해넘이·해돋이 여행을 생각하게 된다. 연말연시만 되면 연어의 회귀본능 같은 무언가가 우리 안에서 발동이 하나보다. 해는 매일매일 뜨고 진다. 숨 쉬고 살면서 공기를 인지하지 못하듯 일상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알아챌 기회는 별로 없다. 어쩌다가 날이 좋아 노을이 어여쁘게 깔리면 ‘우와’라는 짧은 감탄사를 내뱉는 정도다. 하지만 이때만큼은 다르다. 새벽부터 온 가족이 부산을 떨며 해를 맞이하기 위해 가까운 동네 뒷산에라도 오른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

여러 가지 수고를 달게 감수하면서 멀리까지 해를 보러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새해 첫날 강릉 정동진, 포항 호미곶 등 전국 해맞이 명소는 전쟁통으로 변한다. 목적지 3km 전부터 차량이 늘어서 주차장으로 변하고 평소 하룻밤에 4만원 하던 여관방은 열배가까이 오른다. 한바탕 난리를 치른 뒤 목적지에 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추위와 싸워야 한다.

우여곡절 가득한 일몰·일출 여행길을 보고 있자니 일종의 순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행 끝에 마주한 해를 보며 성심성의를 다해 소원을 비는 이웃을 볼 때 더 그렇다. 만물을 관장하는 태양에 대고 ‘나 올 한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고 내년에는 더 잘 해볼 라니까 좀 예쁘게 좀 봐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에 진심이 느껴져 뭉클하기까지 하다. 일몰·일출 여행은 단순하게 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기(氣)를 받으러 가는 것이다.

기왕 먼 길 가신 거 제대로 즐기고 오시라고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전한다. 우선 정확한 일출, 일몰 시간을 알아둬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www.kasi.re.kr, 042-865-3332)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날짜별 검색이 가능하다. 시야가 좋은 곳에서 봐야 한다. 무조건 높은 곳에 올라가라. 아름다운 일출·일몰 사진을 찍으려면 섬·나무·등대 등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하라.

Jtravel이 전국 해넘이·해맞이 명소 16곳을 소개한다. 올해의 마지막 날 일몰은 인천 기준 오후 5시 28분이고 2014년 새해 첫날 일출은 울산 간절곶 기준 오전 7시32분이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은 전국 어디를 가도 큰 차이가 없다. 오고 가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면 가까운 인천으로 일몰 여행을, 위대한 도전으로 새해를 열고 싶다면 태백산이나 지리산을 추천한다. 새해 첫날 산 정상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며 맛보는 성취감은 각별하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가는 세월 저리 황홀할까 아름다운 이별 ‘해넘이’
전국 해넘이 명소 8선

1. 인천 강화도 화도면 장화리

장화리 낙조마을에 가면 세계 4대 갯벌로 꼽히는 강화도의 드넓은 갯벌과 어우러지는 해넘이를 볼 수 있다. 썰물 때면 바다 쪽으로 4km 정도 물이 빠지면서 약 5만9500㎡(1만8000여 평)의 벌이 드러난다. 일몰이 시작되고 나면 바다는 물론 벌까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장관이다. 마을에 있는 제방둑에서 보는 것이 시야가 좋다. 운이 좋으면 태양이 수평선에 걸쳐 오메가 모양으로 변하는 일몰을 볼 수 있다. 수평선에 해를 가리는 구름이나 가스 따위가 없이 맑아야만 볼 수 있는 귀한 장면이다. 수평선과 만나기 직전부터 약 3분 가량만 지속된다.

2.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을왕리해수욕장까지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사시사철 여행객들로 가득 차는 을왕리해수욕장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일몰 명소기도 하다.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 중심부를 지나고 바다와 나란히 나있는 찻길을 따라 15분 정도 가면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바다를 향해 무리지어 있는 소나무,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바다 일몰이 일품이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카페와 식당 등 편의시설이 줄이어 있는 여느 관광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보는 일몰을 생각하고 온 사람들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 가깝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다.

3. 충남 당진 왜목마을

서해에는 일몰과 일출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여행지가 몇 있다. 충남 당진의 왜목마을은 남북으로 길쭉하게 생긴 지형적 특성 때문에 당일 오후에는 해넘이를 보고 다음날 아침에 곧바로 해돋이를 즐길 수 있다. 석문산 정상이 일몰과 일출을 보는 포인트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물 빠진 벌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고깃배 한번 쭉 훑어주면서 사라진다. 충남 서천 마량포구와 전남 무안 도리포도 해넘이와 해맞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량포구에서 일몰을 보려면 동백나무 숲에 있는 동백정에 오르거나 바다 가까이에 있는 방파제로 가면 된다. 무안 도리포에서는 돌머리 해변 끝자락이나, 갯바위 위에 있는 정자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위) 육지에서 바라본 충남 서산 간월암 일몰. 물때에 따라 육지에 붙었다 떨어지는 신기한 섬은 서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넘이를 연출한다. (아래)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 전남 진도다. 세방 낙조전망대나 급치산 낙조전망대에 오르면 다도해상 국립공원, 진도 주변에 있는 섬과 어우러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4. 충남 서산 간월암

간월암은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있는 아주 작은 간월도에 있는 암자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운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이곳에서 달빛을 보고 득도했다 해서 간월암(看月庵)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간월도는 밀물 때는 섬이 됐다가 썰물 때는 물이 빠져 육지와 연결된다. 크기도 작지만 매일 육지에 붙었다 떨어지기 때문에 섬이라고 부르기 살짝 민망하지만 이 신기한 경험을 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암자에 들른다. 간월암으로 들어가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보는 것도 좋고 뭍에서 간월암 쪽을 감상하는 것도 아름답다. 바다로 떨어지는 해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대웅전을 한껏 물들이고는 사라진다. 육지에서 간월암 쪽으로 자리를 잡으면 절간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나무 뒤로 펼쳐지는 낙조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5. 충남 태안 꽃지해수욕장

훌륭한 일몰 포인트로 꼽히는 곳은 대개 지형지물을 끼고 있다. 작은 섬이든, 바위든 간에 뭐라도 하나 프레임 안에 자리하고 있어 지는 태양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다. 이런 관점에서보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은 가히 명소라 할 수 있다. 해수욕장 앞바다에 나란히 서 있는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태양이 뉘엿뉘엿 모습을 감춘다. 만조 때는 섬이고 간조 때는 육지와 연결되는 이 바위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신라시대 때 전쟁에 나간 남편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기다리다 못한 할머니는 바위가 됐다. 그러자 그 옆으로 또 다른 바위가 생겨났고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할미·할아비바위라고 부르며 후대에 슬픈 이야기를 전했다.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지닌 바위와 어우러진 꽃지해수욕장의 일몰을 최고로 치는 사람이 많다.

충남 태안 꽃지해수욕장

6. 전북 부안 변산반도

적벽강, 격포항, 채석강 등 변산반도의 이름난 관광지가 전부 유명한 일몰장소다. 공룡이 살던 백악기 시대부터 수천 겹의 바위가 층층이 쌓이기 시작해 형성된 절벽 채석강은 언제 봐도 신기하지만 떨어지는 해가 내뿜는 붉은 기운을 잔뜩 머금었을 때는 더욱 오묘하다. 채석강이 웅장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변산면 도청리의 솔섬에서 보는 일몰은 소박함이 맛이다.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과 모항 사이 학생해양수련관 안으로 들어가면 솔섬이 바로 보인다. 연말연시가 아닌 평상시에도 솔섬 주변에는 항상 일몰을 담기 위해 몰려든 사진작가들로 붐빈다.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돼 걸어서 70m만 가면 솔섬에 들어갈 수도 있다.

7. 전남 진도 세방낙조

전남 진도는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다. 지산면 가치리·가학리·심동리에 걸쳐 낙조를 테마로 개발한 ‘세방낙조 관광권’이 있다. 각 마을을 이어주는 해변도로를 따라 곳곳에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었다. 다도해상 국립공원, 진도 주변으로 떠 있는 크고 작은 섬과 바다 전체를 벌겋게 버무리는 일몰 풍경이 일품이다. 낙조를 보는 포인트로는 가학리에 있는 세방 낙조전망대와 급치산 낙조전망대가 있다. 급치산 쪽이 고도가 높아 조금 더 멀리까지 볼 수 있어 좋다는 평이 있다. 223m로 나지막한 산으로 전망대가 있는 정상까지 차도를 이용해 갈 수 있다.

8. 전남 해남 땅끝마을

이름만 놓고 봤을 때 해남 땅끝마을만큼 한해의 마지막 해넘이 장소로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싶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사자봉 정상의 땅끝전망대나 땅끝탑을 찾아가면 된다. 땅끝전망대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모노레일을 타고 6분, 걸어서는 40분 정도 걸린다. 보길도·추자도·노화도 등 수많은 섬이 펼쳐진 드넓은 바다와 어우러지는 일몰을 바라보면서 한해를 정리하려는 사람들로 매 연말 붐빈다. 땅끝전망대에서 1000여 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땅끝탑에 도착한다. 전망대서 보다 바다가 훨씬 광활하게 보인다. 달마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미황사도 빼놓을 수 없다. 겹겹의 나지막한 산줄기와 그 뒤로 보이는 바다로 고요히 떨어지는 낙조를 보고 있으면 위로 받는 기분이 든다.

강원도 강릉 정동진

오는 세월 이리 눈부실까 뜨거운 만남 ‘해맞이’
전국 해돋이 명소 8선

1. 강원도 강릉 정동진

설명이 필요 없는 원조 해돋이 명소다. 1995년에 방송된 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순식간에 전국구 명소로 떠올랐다. 연말연시가 아니더라도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새해 첫날 정동진역 근방에는 약 30만명이 몰려든다. 사실 정동진 앞 바다는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하다. 웅장한 기암괴석, 가련해 보이는 외딴 섬 등 일출장면을 돋보이게 할 장치들이 아무것도 없이 망망대해만이 펼쳐져 있다. 헌데도 많은 사람들이 일출하면 정동진을 떠올린다. 어느샌가 우리들의 머릿속에 ‘일출=정동진’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정동진은 해맞이 일출의 로망과도 같은 곳이라서 유독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자가용 보다는 기차를 타고 가는 편이 낫다.

2. 강원도 태백 태백산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서 한해의 시작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태백산 일출은 장군봉 가기 전 주목군락지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유일사 입구에서 시작해 2시간을 내리 걸으면 주목군락지에 닿는다. 날이 맑으면 주목나무 군락지 뒤로 함백산·두타산 등 백두대간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볼 수도 있다. 주목나무에 달린 상고대와 눈 덮인 산줄기 등 온 천하를 붉게 물들이는 해를 보고 있자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 대부분의 겨울날에는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해를 가리는 경우가 많다. 해서 각오하고 떠나야 한다. 산행 난이도는 중급 정도다.

3. 경북 포항 호미곶

육당 최남선이 조선에서 가장 일출이 아름답다고 꼽은 곳이다. 한반도 전체를 호랑이가 앞발을 들고 포효하는 모양으로 묘사했을 때 포항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부위다. 울산 간절곶보다 일출이 약 1분 늦다. 호미곶이 일출 명소로 떠오르게 된 것은 2000년에 세워진 ‘상생의 손’ 때문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거대한 손은 무언가를 움켜쥐는 듯한 형상이다. 바다에서 솟은 해는 점점 위로 올라가면서 이 손아귀에 몸을 담갔다가 떠오른다. 모든 자연의 섭리를 관장하는 태양을 한 손에 쥔다는 것은 강렬한 이미지인 동시에 그 자체로 희망의 메시지다. 호미곶에는 상생의 손말고도 일본이 세운 호미곶 등대가 있다. 1908년 세워진 것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유물이긴 해도 가치가 높은 건축물로 평가 받는다. 철근도 없이 붉은 벽돌에 석회를 섞어 26.4m의 등대를 쌓았다.

4. 울산 간절곶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빨리 떠오르는 곳이다. 일출도 일출이지만 새해 소망을 적은 엽서를 배달해주는 우체통이 있어 의미가 있다. 5m 높이의 대형 ‘소망 우체통’에 있는 엽서에 올해 소망을 적은 엽서를 넣으면 원하는 주소로 배달을 해준다. 엽서에 적힌 사연 중 일부는 매주 울산 MBC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기도 한다. 간절곶 우체통 너머 언덕에는 등대가 하나 있다. 1920년 일제가 세운 것으로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폭격을 맞아 무너진 것을 수차례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방이 탁 트인 등대 언덕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좋다. 한반도 동쪽 끝인 호미곶보다 서쪽에 자리하지만 위도가 낮아 겨울에는 호미곶보다 1분 빨리 해가 뜬다.

5. 경남 지리산 천왕봉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한해 평균 300만~400만명이 지리산을 찾는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덕을 쌓기 전에 우선 체력부터 길러야겠다. 산청군 시천면에 있는 중산리에서 시작해 천왕봉까지 가는 코스가 적당한데, 적어도 3시간은 바짝 산을 타야 한다. 더욱이 겨울에는 악천후 때문에 여차하면 입산이 통제되기도 한다. 노고단 천왕봉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성삼재까지 차를 타고 간 다음 거기서부터 걸어 올라갈 수 있다. 걷는 시간만 1시간30분이 걸린다.

(위) 전남 여수 향일암은 이름부터가 매혹적이다. 정갈한 모습으로 해를 향해 있는 암자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강한 울림을 준다. (아래) 지난해 새해 첫날,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출을 보겠다고 해운대 해변에 몰려들었다.

6. 부산 해운대

젊은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해돋이도 보고 겸사겸사 부산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보통은 해운대 해변으로 많이 간다. 지난해 새해 첫날 30만 명이 해운대 백사장에 모였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6km정도 떨어진 송정해수욕장도 일출 명소다. 해운대 보다는 덜 붐빈다. 백사장의 길이가 1.2km로 해운대 보다 조금 짧지만 해수욕장 주변으로 송정등대, 죽도공원 등이 있어 일출과 어우러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부산 시민이 일출을 보러 가는 장소는 따로 있다. 바로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송정해수욕장으로 가는 방향에 있는 달맞이 고개다. 장엄한 일출은 물론 해운대 마천루와 동백섬, 멀리는 광안대교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일출을 보고는 걸어 내려오는 길에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한잔도 즐길 수 있다.

7. 전남 여수 향일암

향일암(向日庵)은 이름 그대로 떠오르는 해를 향해 있는 작은 절간이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에 있는 금오산 중턱에 있다. 매년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5만~7만명이 모인다. 2009년 12월에 화재가 나 대웅전, 종무실, 종각 등이 전소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지만 부지런히 복원해 그 이듬해에 곧바로 여느 해처럼 ‘향일암 일출제’를 진행했다. 향일암에 가려면 계단이나 산길을 따라 20여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커다란 바위 사이로 난 좁은 구간을 통과하기도 한다. 길이 걷기 편하게 잘 닦여 있어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가파른 절벽에 있는 향일암에서는 너른 여수 앞바다가 시원스레 보인다. 해는 수평선에서 솟아올라 순식간에 천하를 밝힌다.

제주 성산일출봉

8. 제주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은 예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명승지였다. 특히 중국 관광객이 성산일출봉을 좋아하는데 일출봉에 영엄한 기운이 흐른다는 이유에서다. 화산폭발로 생겨난 이후부터 줄곧 제주의 수호신처럼 동쪽바다를 지키고 있는 성산일출봉에서 맞이하는 새해는 더욱 각별하다. 꼭 새해가 아니더라도 일출을 보러온 국·내외 관광객으로 항상 북적거린다. 성산읍에 있는 광치기해변에 가면 왼쪽에는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그 오른편에 제주바다가 펼쳐진다. 성산일출봉과 어우러지는 해돋이 광경을 사진에 담기에는 광치기해변에 자리 잡는 것이 좋다.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일출봉 정상에 도착하려면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성산일출봉 입구서부터 정상까지 30분 정도가 걸린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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