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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복병|장「티푸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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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인성 질환 중 여름철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장티푸스-. 소위 열병이라고 해서 나타나는 증상도 무섭고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법정전염병으로 정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집중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매년 3,4천명의 장티푸스환자가 발생, l%이상이 생명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장티푸스의 병원균은「살모넬라·티피」. 주로 불결한 음식이나 식수를 통해 전염된다. 때문에 수인성 질환이라고 부른다.
증상이 나타나려면 「살모넬라」균의 작은창자 내 침입이 있고 5∼14일이 지나고 나서다. 마치 몸살처럼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프며 전신 특히 뼈마디의 통증이 첫 증상이다. 물론 고열이 동반되는데 열이 갑자기 오르기보다는 차차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의해서 살펴보면 아침보다 저녁에, 그리고 전날보다 열이 조금 더 높다.
대부분이 몸살로 오인하나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1주일쯤 지나면 점차 설사·구토·복통·복부 팽만 등 위장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때때로 설사대신에 심한 변비를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기진맥진하다가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병의 고비는 발병 후 7∼10일게. 최고도에 달한 열이 점차 내리기 시작하면서 증세도 호전된다. 그러나 증세가 좋아졌다고 해서 병이 다 나은 것으로 단정, 치료를 그만두다간 흔히 뒤따르는 부작용으로 고생하거나 자칫 목숨을 잃기도 한다. 장출혈과 장천공(복 출혈· 천공)등 부작용은 발병 후 약3주 째 나타난다.
장티푸스로 사망한 환자의 대부분이 이러한 부작용 탓이다.
따라서 장티푸스의 치료는 적어도 발병 3주까지는 계속해야 한다. 물론 장티푸스의 치료를 약국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반드시 병원에 입원해서 의사의 엄격한 지시아래 철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전염병이 다 그렇지만 장티푸스의 경우 환경위생만 개선되면 예방이 가능하다. 일본방역당국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환경위생을 개선하기 전에는 1년에 장티푸스환자가 5천43명이나 발생했었으나 개선 후에는 10분의 1인 5백4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환경위생 시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수도시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나라 전체인구 중 안전급수의 혜택을 받고있는 사람은 36·3%에 지나지 않으며 농어촌 주민의 2·85%만이 안전수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농어촌 주민들이 우물·냇물· 자연수 등 불결한 물을 먹고있다는 얘기다. 장티푸스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시의 경우 상수도 관리의 철저 및 위생적인 처리가 중요하며 농촌에서는 우물을 소독하고 변소와 부엌의 관리를 보다 정결히 하도록 계몽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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