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성명'...세계의 반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미 정부로는 예측된 충격|민주. 공산 두 진영 접근이 유도
【워싱턴=김영희 특파원】7·4선언이 미국에 미친 충격은 교포사회에 대해서는 문자그대로 전격적인 것이었지만 미국정부에 대해서는 미국이 추구해 온 정책의 당연한 귀결이라는 예측되어온 충격정도였다.
교포들은 3일 저녁 TV방송으로 이 소식을 전해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으며 곳곳에서 전화로 친구들을 불러 축하 '파티'를 여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남북한간의 극적 합의의 즉각적인 파급 효과로서는 극동지역에 대한 '닉슨· 독트린. 이 추진력을 얻게 되었고 미국의회가 끊임없이 기도해온 대한군원감축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이곳 관측자들은 보고 있다.
한국정부로부터 7·4선언에 이르는 비밀협상결과를 통고 받았다는 미국무성은 올것이 왔다는듯 크게 놀라지는 않은 표정들이었으며 「닉슨」미국대통령은 자기가 추구해온 강대국간 긴장 완화의 중요한 부산물이라고 간주하고 있다고 백악관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미국 주요 '매스컴'은 한결같이 이 보도를 「톱」으로 취급했다. '워싱턴·포스트' 「뉴요크·타임스」등 대신문들은 4일 국무성으로부터 서울에서 큰 「뉴스」가 발표되리라는 귀띔을 받고 1면의 큰 지면을 비운채 마감시간을 기다렸으며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해설과 함께 1면 톱에 이 기사를 실었다.
각지가 이 대사건을 취급한 태도를 살펴보면-.
'뉴요크· 타임즈'=「워싱턴」특파원의 기사와 함께 해설기사 두개를 싣었는데 해설은 7·4성명은 남북적십자사회담의 산물이라고 보았다. 또 외교소식통을 인용, 남북한을 지원해온 민주. 공산진영 강대국들간에 긴장완화가 이루어져,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쌍방을 각각 지원해주리라는 기대가 적어짐으로써 남북간의 해빙을 유도했다고 내다보았다.
▲'워싱턴· 포스트'=공동성명 전문과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중공에 가있는 「셀리그· 해리슨」 특파원의 해설과 함께 실었다.'워싱턴·포스트'지는 특히 최근 「해리슨」 기자와 김일성간의 회견을 통해 정상회담·상호감군등의 가능성을 시사했었기 때문에 더욱 크게 취급하고 있었다.
즉 한국동란때의 사진3장과 분단이래 한국이 걸어온 자취를 더듬어 보는 기사도 곁들였다.
이밖에도 '볼티모.선'「워싱턴·이브닝·스타」등이 이 기사를 1면에 크게 실었다.
한편 '워싱톤' 외교소식통은 5일 서울에 오는'마셜.그린' 미국무차관보의 방한은 7· 4선언에 때를 맞춘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린'이 이 성명발표 다음날·서울에 도착하기 때문에 이에 관한 '브리핑'을 한국관리들로부터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