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안 결말 때까지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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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반년만에 여 야가 자리를 같이하는 3일의 82회 임시국회 개회식엔 여 야 의원 90%이상의 출석에 민복기 대법원장, 김종필 총리를 비롯한 정부각료가 모두 나와 오랜만의 인사들로 술렁됐다. 그러나 반년 공백의 상처는 남아 10시 7분 시작된 개회식에 백두진 국회의장은 나오지 않고 장경순 부의장이 의장을 대리해서 개회사를 했다.
백 의장은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8시 출근했으나 의장실에서 장경순·정해영 두 부의장과 문태준 운영위원장을 불러 『야당이 내놓은 나에 대한 불신임안이 계류 중이므로 가부간 결말이 날 때까지 본회의에 참석치 않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장 부의장에 사회를 넘겼다고.
백 의장은 또 『불신임안은 다른 안건에 우선해서 처리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조속히 처리할 것』도 당부했다는데 신민당은 『백 의장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능한 공세를 편 뒤 나중에 처리한다』는 지연전술을 펼 방침이라고.
○…「로저즈」미 국무장관이 북괴를 DPRK(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로 호칭한 문제 때문에 외무부 주변은 놀라움 속에서 부산하다.
지난주 금요일 주 미대사관으로부터 이 보고가 전해지자 외무부는 즉각 김동조 주미 대사를 통해 『미국무성의 고위관리가 사전 협의 없이 이런 행동을 취한 것은 유감이다. 앞으로 이 호칭을 쓰지 않기 바란다』는 항의를 전달하도록 하고 김용식 외무장관은 「언더힐」주한 미 부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이 항의에 대해 미국측은 정치적 의도없이 사용한 것이라는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고.
그러나 몇 시간 후에 「찰즈·브레이」 미국무성 대변인이 북한과 DPRK를 병용하겠다는 공식반응을 나타내 김 장관은「하비브」주한 미 대사릍 급히 부르느라 「엥」차관협정 조인 시간을 늦추기도.
김 장관은 호칭문제가 제기된 후 몇 차례 청와대를 들락거렸는데 외무부 주변은 뭔가 심상치 않다는 우울한 분위기.
○…「여수발언」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문제는 발언자인 김대중씨 측과 발언을 문제삼은 이중재씨 측이 서로 녹음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듣는 사람 모두가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는데 지난 1일 진산측이 녹음을 입수, 강연내용을 전부 들어보았더니 뒷거래설 등 문제발언이 있더라고 했다.
진산측은 「여수발언」만큼은 중앙상위를 열어서라도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태세여서 김대중씨 측이 어떤 대응책을 세울지 궁금.
이 사건의 진상조사를 맡은 당기위의 이민우 위원장은 사견이라면서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선거에서 떨어진 김준연씨가 처음엔 승복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부정선거였다고 발설, 결국 해당발언으로 규명되어 제명 당한 일이 있다』고 말하고 『이번 사건의 처리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강경한 징계조치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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