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으로 집 나간 딸 찾아 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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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159 이종민씨는 80여일 전 집을 나간 큰딸 명희양(12·부안동 국민학교 5학년3반·사진)을 찾게 해 달라고 22일 편지로 중앙일보에 호소해 왔다.
이씨가 보낸 호소문에 의하면 예쁘고 영리한 명희양은 부안읍에서 날품팔이로 8식구의 생활을 꾸려 나가는 아버지의 딱한 모습을 보다 못해 지난 3월 1일 『내 학비라도 안 대고 한 식구 입이라도 덜면 아버지의 고생이 좀 덜해질 것 같아 집을 나간다』는 내용의 간단한 편지를 써 놓고 집을 나갔다는 것.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여 자신은 못 배웠으나 아이들만이라도 잘 교육을 시켜 보겠다』는 결심으로 고된 일도 잊고 살아왔다는 이씨는 그 동안 딸을 찾아 서울·대전·전주·목포·대구·부산 등지를 헤매고 치안국·각 도경 경찰서에 진정했으나 허탕을 쳤다며 『가난 때문에 멀쩡한 자식을 잃게 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애절한 편지로 호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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